김재범, 체급 변경 10개월만 ‘은메달’

입력 2008.08.12 (21:18)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81㎏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김재범(23.한국마사회)은 체급을 올린 지 이제 겨우 10개월 밖에 안 됐다.
근력도 부족하고 체격에서도 열세인 상황에서 은메달을 일궈낸 것은 칭찬받아 부족함이 없는 결과다.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한국마사회), 이번 대회 은메달리스트 왕기춘(20.용인대)과 함께 73㎏급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던 김재범은 지난 해 10월 갑자기 "한 체급 올려 81㎏급에서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키가 178㎝로 큰 편이라 73㎏급에서 체중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을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주위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원희, 왕기춘을 피해 도망가는 것 아니냐'는 말부터 시작해서 '올림픽이 1년도 안 남았는데 체급을 올리는 것은 도박'이라는 지적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김재범은 과감히 체급 변경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결과도 기대 이상이었다. 체급을 올린 뒤 출전한 지난 해 말 KRA컵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 독일오픈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던 것이다.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김재범은 새 체급의 국내 라이벌이었던 송대남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81㎏급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낸 뒤 "정말 벼랑 끝에 매달린 심정으로 체급을 바꿨던 것"이라고 털어놨던 김재범으로서는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이 벼랑 끝에서 잡은 동아줄이 된 셈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를 제치고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뽑히며 유명세를 탔으나 세계선수권대회 첫 판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또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도 2차 선발전까지 1위를 달리다 최종 선발전에서 이원희에 역전을 허용하며 눈물을 삼키기도 했으나 이번 올림픽 은메달로 여러 아쉬움 들을 달래게 됐다.
경북 김천 출신으로 김천서부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 권유로 유도를 시작했다.
동지고와 용인대를 나왔으며 아버지 김기용 씨와 어머니 김관희 씨 사이 1남2녀 가운데 막내다.
1985년 1월25일 생으로 주특기가 안다리 후리기인 공인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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