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문형철 감독 눈물 “국민께 죄송”

입력 2008.08.14 (20:50)

수정 2008.08.1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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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을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에서 6연속 금메달 행진을 지휘한 문형철 감독은 14일 오후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중국에 금메달을 내주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경기장 한 구석에서 참았던 울음을 끝내 터뜨리고 말았다.
구자청 대표팀 코치와 김수녕 양궁 해설위원이 다가와 문 감독을 달래도 보았지만 7연패를 노렸던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을 놓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 '갑상샘암 3기'라는 판정을 받고도 대표팀을 끝까지 지휘한 문 감독이었기에 주변에서 바라보는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금메달을 따면 본전, 못 따면 역적'이라는 여자 대표팀 감독을 맡는다는 게 몸에는 치명적이었지만 양궁에 대한 문 감독의 열정은 막지 못했다. 올해 1월 갑상샘 암 절제수술을 한 그는 4월엔 항암치료도 받았다. 남은 방사선 동위원소치료는 올림픽이 끝난 뒤인 11월로 미뤘다.
이러한 투병을 감수하면서까지 맡았던 대표팀이었기에 문 감독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한 것이다.
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궂은 날씨에도 응원을 해 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면서 "올림픽을 위해 1년을 넘게 준비를 했는데.."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여자 양궁 선배들이 이룬 업적을 2008년에는 지키지 못해 부끄럽고 아쉽다"면서 "그렇다고 한국 양궁이 한 게임 졌다고 중국에 뒤진다고 절대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문 감독은 그러나 패배를 깨끗이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 선수에게 우리 한국 선수 세 명이 모두 졌다. 그 선수가 예선에서 그렇게 잘 하지는 않았는데 토너먼트에서는 너무 잘 했다. 훌륭한 선수였고 패배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결승전 패인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반면 중국 선수는 토너먼트에서 기량 이상으로 쐈다. 박성현이 마지막에 심적 부담을 가졌고 중간에 8점을 쏜 것도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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