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이 돌아왔다. 금메달을 준비하라'
더욱 깊어진 연기력과 점프기술로 한 단계 진화한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그랑프리 시리즈 5개 대회 연속 우승과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 달성의 꿈을 품고 베이징에서 본격적인 메달 사냥을 준비한다.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월등한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시즌 두 번째 무대인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6~9일) 석권을 위해 3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연아는 4일 오후 근력운동과 조깅으로 몸을 풀고 저녁 늦게 경기가 펼쳐질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 실내링크에서 첫 빙질 적응훈련에 나선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우승해 편안한 느낌이지만 절대 방심할 수 없다"고 말한 김연아는 지난해 '컵 오브 차이나' 우승의 기억을 잠시 잊고 지난 1차 대회에서 드러났던 실수를 보완해 완벽한 연기를 펼치겠다는 각오뿐이다.
김연아는 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45분부터 트프로그램을 치르고 8일 오후 5시부터 스케이팅 연기에 나선다
◇'정석 점프'로 평정하라
김연아는 6가지 점프 기술 가운데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을 제외한 5가지 점프를 가장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어 ISU가 피겨스케이팅 기술세미나에서 교본으로 채택할 정도다.
ISU는 채점기준 강화를 위해 지난 시즌부터 잘못된 에지(스케이트 날)를 사용한 점프에 대해 채점표에 'e'를 표시하면서 감점을 줬다.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도 바깥쪽 에지 대신 안쪽 에지를 사용한 러츠 점프로 감점을 피하지 못했고, 일본의 피겨 '2인자' 안도 미키도 잘못된 에지 사용으로 고전하다 이번 시즌에 앞서 힘겹게 교정을 마쳤다.
하지만 김연아에게 잘못된 에지는 딴 세상 이야기다. 오히려 김연아의 점프는 기본 점수와 더불어 높은 가산점을 받을 정도로 정교해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3회전 연속 점프에서 가산점 2점을 받기도 했다.
김연아는 특히 지난 시즌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와 5차 대회 '컵 오브 러시아'를 비롯해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3개 대회 연속 프리스케이팅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기본점수 9.50점에 가산점 2.0을 얻어 무려 11.50점을 따냈다.
실패율이 높은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과 안도의 쿼드러플(공중 4회전) 점프가 무섭지 않은 비결은 역시 정확한 점프다.
◇꿈의 200점? 난 경기를 즐겨!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71.95점)과 프리스케이팅(133.70점)에서 각각 역대 최고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두 가지 점수를 합친 총점에서는 아사다(199.52점)에게 밀리는 197.20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연아는 여자 싱글 최초의 200점대 돌파에 대한 무언의 압력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200점 돌파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오히려 의도적인 무관심에 가깝다.
김연아는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을 앞두고도 "실수를 줄여 다른 연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완벽한 연기를 한다면 언제든 200점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얘기만 했다.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관계자는 "점수에 연연하기보다는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더 관심을 두고 있다. 200점 돌파에 대해 스스로 부담을 갖지 않으려 한다"고 귀띔했다. 대신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스핀 점수를 높이기에 주력하기로 했다.
1차 대회에서 스핀 연기가 대부분 레벨 3으로 평가받았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부족했던 회전수를 늘리고 레이백 스핀에서 허리 기울기를 조정, 레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점프에서 실수를 줄이고 스핀 레벨을 올린다면 충분히 200점 돌파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