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김 추기경은 선종을 통해 우리 사회에 조용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값진 선물을 남겼습니다.
고인의 가르침을 어떻게 승화시켜 나가야 할지 전영제 해설위원이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추모 행렬은 길고 뜨거웠습니다.
서로를 갈라놓았던 빈부와 이념, 나이와 지역, 종교의 벽은 없습니다.
<인터뷰>이미선(서울 구의동) : "2자녀와 함께 아이들하고 같이 느껴보고 싶어서..."
<인터뷰> 덕조(길상사 주지스님) : "아무래도 시대적인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분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시대 양심이시고..."
우리는 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긴 줄을 만든 적은 없습니다.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사랑, 자기 희생과 정의를 위한 용기까지. 그의 이런 미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살기 팍팍하다 보니 큰 어른을 잃은 상실감이 더 큽니다.
<인터뷰>김용학 교수(연세대 사회학과) : "추기경님이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가치를 제공해 주셨는데 많은 분들이 그 분이 사라지자 자기 자신도 미약하나마 도덕적 가치를 따라가고자 하는 경향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는 김 추기경, 추모 행렬에서 생전에 그토록 경계했던 분열과 갈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랑하세요"라는 그의 고별사는 마음의 벽을 허무는 가르침이 되고있습니다.
<인터뷰>곽금주 교수(서울대 심리학과) : "장기 기증자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그 분의 평소 삶을 돌이켜보면서 그와같이 행하고자 하는 학습효과가 작용했다하고 볼 수 있습니다."
존경과 애도로 그쳐 선 안됩니다.
그가 보여준 사랑과 나눔의 씨앗을 온전히 이어가도록 가꾸는 것이 남은 사람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손봉호(고신대 석좌교수) : "그 분에 대한 가장 좋은 추앙은 그 분을 본받는 것입니다. 그 분처럼 살면 사람들의 인정도 존경도 받을 것입니다. 이번 추모 열기는 우리사회의 가치관이 아직도 건전함을 잘 보여줬습니다."
죽음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 큰 사랑과 긍정의 힘을 심어 준 김수환 추기경,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지혜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KBS 뉴스 전영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