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무료 관중’ 어쩔 수 없는 선택?

입력 2009.05.13 (20:57)

수정 2009.05.13 (22:39)

KBS 뉴스 이미지
'200만 원이라도 받아야 했나?'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한국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2009 하나은행 FA컵 32강전이 13일 전국 16개 구장에서 열렸다.
이중 프로축구 K-리그 팀이 출전한 15개 경기장 중 12곳이 무료로 관중을 받았다.
이날 프로 구단이 홈 경기를 개최하면서 관중에게 입장료를 받은 것은 수원 삼성과 FC서울, 강원 FC 등 세 구단뿐이다.
올해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광주 상무는 아예 홈 경기 개최를 포기했다. 상대팀 예산 FC도 천연잔디와 야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홈 구장을 갖추지 못해 결국 두 팀의 격돌은 충남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이뤄졌다.
이날 32강전은 프로 축구팬으로서는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업팀, 또는 대학팀과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정예 멤버는 아니더라도 명색이 프로 선수들이 나선 경기였다.
프로팀은 무료입장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변한다.
FA컵을 주최하는 대한축구협회는 32강전 홈 경기 개최 팀에 지원금 200만원을 받고 무료관중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지원금을 받지 않고 유료관중으로 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해 왔다.
볼 보이나 구급차 대기 등을 포함해 경기 개최에 필요한 비용으로 200만원을 책정한 것이다.
지난해는 32강전은 하위리그 팀의 홈에서 개최해 큰 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K-리그 팀이 홈 경기 개최권을 가졌다.
김원동 강원 FC 사장은 "홈에서 한 경기를 개최하는데 보통 2천500만원은 든다"고 밝혔다.
수원도 최소 650만원에서 최대 4천만원까지 홈 경기 개최비용이 든다고 한다.
프로 구단으로서는 협회가 내놓은 200만원은 비현실적인 금액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프로팀은 적자를 감수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200만원을 받고 무료관중을 택했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200만원이라도 받으며 홈 팬들에게 인심이나 쓰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다.
일각에서는 협회가 주최하는 최고 권위의 대회인데 홈 경기 개최 비용을 참가팀에 떠넘기며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협회는 대표팀 생각뿐이라는 쓴소리도 덧붙인다.
하지만 무료 입장은 오히려 프로 구단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입장료 수입으로 200만원도 벌어들일 자신과 노력도 없이 어떻게 프로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무료로 입장시키면 구단들이 시즌 전 팔아온 연간회원권 구매자는 오히려 손해다.
김원동 사장은 "우리는 관중 한 명이 오더라도 유료 입장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