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악몽’ 수상자 신고 해프닝

입력 2009.05.13 (23:24)

수정 2009.05.14 (08:07)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지난해 한국 축구 사상 초유의 K3리그 승부조작 사건에 충격을 받았던 축구팬들이 유사 사건 재발을 막으려고 팔을 걷어붙였다가 해프닝으로 끝났다.
13일 오후 수원 삼성과 노원 험멜 간 FA컵 32강전이 열린 수원 월드컵경기장.
경기를 지켜보던 수원 팬들은 관중석 한쪽에서 이어폰을 끼고 경기 상황을 실황 중계하듯 계속 통화하는 중국인을 발견하고 행동을 중지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제지에도 그만두지 않자 경호요원을 대동해 수상한 이 사람을 인근 창령문지구대에 신고했다.
지난해 K3리그에서 발생했던 중국의 인터넷 도박업체와 연계된 승부조작 사건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 도박 사이트는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해 K3리그 경기 결과를 도박 정보로 활용했다. 급기야 도박업체의 브로커들은 K3 모 구단 선수들에게 접근했고 선수들은 돈을 받고 일부러 져주는 등 방식으로 경기 결과를 조작했다가 적발돼 1명이 구속되고 4명이 불구속됐다.
승부 조작에 참가했던 선수 25명 중 주동자 1명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을 당했고 나머지 12명은 1∼5년의 출전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수원 팬들은 이 악몽을 떠올리며 이 수상 인물을 경찰에 직접 넘기고 조사를 당부했던 것. 하지만 너무 민감했던 것일까.
경찰은 이 사람이 광주 모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던 것으로 확인된데다 신원 보증자가 나타나자 특별한 혐의점이 없다며 곧바로 풀어줬다.
실제로 이 사람은 방송 캐스터를 꿈꾸며 몇 년 전부터 광주 상무 경기장을 찾아 중계 연습을 해왔던 축구 마니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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