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마드리드, 카카·호날두 품고 승천?

입력 2009.06.11 (19:38)

수정 2009.06.1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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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가 부활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탈리아 AC밀란에서 뛰던 세계적 미드필더 카카(브라질)를 영입한 지 이틀 만인 1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데려오기로 합의했다.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이적료로 맨유에 8천만 파운드(약 1천644억원)를 주기로 하는 등 세계 축구계의 역대 이적료 기록까지 연일 갈아치우며 `스타 쇼핑'에 뛰어들었다.
이는 스페인 건설업계의 거물인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이달 초 마드리드 회장에 재취임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페레스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마드리드 회장을 맡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페레스 회장 재임 시절 스페인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한 프로구단이자 세계에서 가장 부자구단으로 명성을 날렸다.
당시 마드리드는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등 당대 최고의 인기 선수들을 거느리고 프리메라리가 2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휩쓸며 최고 구단으로 우뚝 섰다.
잉글랜드 및 이탈리아의 구단들처럼 방송 중계권료나 입장권 판매 같은 경기 당일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유명 스타 선수를 대거 영입해 마케팅 가치를 높이는 마드리드의 구단 운영 방침은 스페인어로 '은하'를 뜻하는 '갈라티코(Galactico) 정책'으로 불렸다.
갈라티코 정책은 마드리드가 2002-2003 시즌 이후 프리메라리가에서 3년 연속 우승컵을 놓치고 페레스 회장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2006년 사퇴하면서 빛을 잃었다.
전체적인 팀 균형은 고려하지 않고 공격수 일색으로 최고 몸값의 스타 선수만 사들인 당연한 결과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마드리드는 페레스 회장의 사임 이후 2007-2008 시즌까지 2년 연속 프리메라리가 우승컵을 들면서 명문 클럽의 명성을 이어갔다.
그러나 2008-2009 시즌 다시 무관의 치욕을 당했다.
마드리드는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최대 라이벌이자 숙적인 FC바르셀로나는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과 프리메라리가 우승에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까지 밟으며 스페인 클럽 최초로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며 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 때문에 페레스 회장은 지난달 29일 회장 후보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시 돌아온 꿈'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과거 자신의 재임 기간 영화를 재현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최고 수준의 선수들로 눈부신 팀을 만들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모든 경기를 매혹적으로 만들 수 있는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는 강하고도 지속적인 프로젝트를 세웠다"라고 말했다.
페레스 회장이 부임하고 나서 마드리드는 후안데 라모스의 후임으로 2004년부터 비야 레알의 지휘봉을 잡았던 칠레 출신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을 선임하더니 새 시즌을 대비해 본격적인 팀 재건에 나섰다.
페레스 회장이 직접 선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여러 스타 플레이어들을 `쇼핑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그 중 카카와 호날두의 이적은 바로 현실이 됐다.
이들 외에도 사비 알론소(리버풀),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등도 마드리드에 둥지를 틀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명가 재건을 꿈꾸는 마드리드의 '제2의 갈라티코 정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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