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구단, 상처뿐인 연봉 조정

입력 2009.07.09 (14:03)

수정 2009.07.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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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가드 김승현(31)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김승현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열린 KBL 재정위원회에서 김승현의 연봉이 6억원으로 정해진 데 대해 김승현이 받아들일 의사가 없음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쳤고 김승현이 오리온스와 맺은 이면 계약서를 KBL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구단과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먼저 김승현이 6억원 조정안을 받아들일 지가 미지수다.
김승현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조정신청 안에 나온 7억2천만원 요구는 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이면 계약서에 따라 7억2천만원 이상의 연봉을 요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랬던 김승현이 6억원에 순순히 도장을 찍을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김승현이 이면 계약서를 KBL에 제출하면서 단지 1억2천만원 손해 보는 장사에서 그치지 않게 됐다.
KBL이 김승현이 제출한 이면 계약서의 진위를 파악해 구단과 선수에 제재금을 부과하게 되고 이전에 공식 연봉 외에 받았던 돈을 구단에 돌려주는 '계약 정상화' 과정을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김승현은 제재금을 제외하고 구단에 반환해야 하는 돈만 어림잡아 15억원이 넘게 된다. 연봉을 얼마 받는 게 문제가 아니라 선수가 구단에 돈을 내야 할 판이다.
또 오리온스가 김승현이 이면 계약서를 KBL에 제출한 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두고 볼 일이다.
선수와 구단 간의 비밀을 KBL에 자진 신고한 셈이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배를 타고 간다는 것이 쉽지 않을 터다.
게다가 김승현의 부친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리온스의 사문서 위조 혐의까지 주장하는 등 감정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선수와 구단이 만나 머리를 맞대고 합의점을 찾아도 이미 KBL의 진상 조사 절차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구단 간 신뢰가 없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해서 김승현이 6억원에 합의를 하지 않으면 다른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임의탈퇴가 되고 제재금과 계약 정상화 비용만 떠안게 된다.
농구계에서는 "김승현이 1주일 내에 6억원에 사인을 하지 않으면 그 뒤로는 이면계약서 공개, 법정 소송의 순서로 일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결국 6월30일 선수 등록 마감 이전에 구단이 제시했던 조건에 김승현이 합의를 했더라면 일도 커지지 않았고 김승현 자신도 지금보다 좋은 조건에서 그나마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이면 계약서를 8일 KBL에 제출한 것이 자충수였다는 평이다. 이로 인해 자신도 KBL의 진상 조사 결과에 따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안게 생겼고 구단 역시 제재금 부과 등으로 김승현과 감정만 더 나빠지게 됐기 때문이다.
구단을 KBL에 신고한 선수가 그 구단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것은 명분을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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