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김승현 거취 두고 ‘전전긍긍’

입력 2009.07.09 (16:41)

수정 2009.07.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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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구연맹(KBL)이 연봉 조정안을 사실상 거부한 김승현(31)의 거취를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KBL은 지난 8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김승현의 보수를 구단 제시액인 6억 원으로 확정했지만 김승현이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KBL에 이면계약서를 제출한 김승현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KBL의 행정력도 심판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KBL로서는 이번 김승현과 오리온스 구단 간 연봉 갈등이 여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승현이 제출한 문건이 '이면계약서'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2006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승현이 당시 연봉 계약을 하면서 오리온스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게 입증되면서 선수와 구단은 물론 KBL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BL은 또 2008년 6월까지 이면계약을 모두 없애자고 각 구단과 함께 결의를 한 것도 결국 허사로 규명된 셈이 돼 부담도 적지 않다.
그렇게 되면 오리온스 구단뿐만 아니라 타 구단도 샐러리캡을 어겨가며 이면계약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상적으로 계약을 했다 해도 스타급 선수의 애꿎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KBL은 연봉 조정안을 선수가 거부할 때 처분 규정을 만드는데도 소홀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어 그동안 대안 마련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KBL은 지난 3월 이사회 때 이러한 경우를 두고 논의를 벌였지만 과거 사례가 없었다는 이유로 규정을 만들지 않았다.
이 때문에 KBL은 김승현이 조정안을 거부할 경우 명문화된 규정조차 없어 다른 스포츠 프로리그를 참고해야 할 상황이다.
김승현이 제출한 계약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KBL이 농구판의 문제점을 감추는 데 급급하다'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는 점도 골칫거리다.
KBL은 일단 "사실 확인을 통해 위법상과 적법성을 밝힐 계획이 있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농구계 일각에서는 만약 김승현이 조정안을 겉으로는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구단으로부터 비밀리에 돈을 받아 사건을 마무리지을 경우에도 KBL이 이면계약의 전모를 모두 밝힐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KBL이 김승현과 오리온스 구단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매듭지을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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