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오리온스 쇼, 2군 출발 ‘찬물’

입력 2009.07.13 (14:51)

수정 2009.07.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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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농구 첫 2군 경기가 열리게 된 13일 송파구 방이동 LG체육관.
전육 KBL 총재가 개막전에 앞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우리가 오래 공들여 준비한 서머리그가 출범하는 날이다. 서머리그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덕담을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지만 불과 몇 분도 되지 않아 2군 경기는 찬밥 신세가 됐다.
전육 총재는 "2군에 대한 덕담과 격려는 오늘 경기를 보면서 여러 기자분이 기사로 잘 처리해줄 것으로 믿고 여러분이 궁금해하는 김승현 문제부터 언급하겠다"고 말을 꺼냈다.
전총재는 이어 김승현과 오리온스 구단 간 연봉 협상 조정 문제와 이면 계약 의혹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으며 특히 이면 계약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결과에 따라 문제가 밝혀지면 엄중 처벌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이때 김인양 KBL 사무처장이 전육 총재에게 다가와 귀엣말로 뭔가 속삭였고 전육 총재는 "지금 마침 오리온스 단장과 김승현이 여기에 왔다고 하니 설명을 직접 들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심용섭 오리온스 단장과 김승현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이미 '오늘이 2군 경기 개막일이던가' 하는 수준이 돼버렸다.
심단장과 김승현의 갑작스런 등장은 어느 모로 보나 무리한 행위였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KBL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다면 '각본에 의한 쇼'였다는 지적은 물론 전육 총재의 말 그대로 '공들여 준비한 2군 경기'의 빛을 스스로 바래게 한 셈이다.
전육 총재가 "전혀 몰랐다"고 한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오리온스의 무례가 지적 대상이다. 자기네들이 발표할 일이 있으면 따로 기자 회견을 열었어야 했고 정 별도의 회견 자리를 마련하기 쉽지 않았다면 보도자료 배포로 대체할 일이었다.
총재 기자 회견 도중 잘한 것 하나도 없는 둘이 마치 개선장군처럼 들어와 마이크를 차지하겠다는 발상은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첫 발언에 나선 전희철 서울 SK 2군 감독은 마치 무슨 죄라도 지은 양 "분위기가 이상하게 됐는데 분위기를 한 번 바꿔보겠다"고 말문을 열었지만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대부분 기자들은 이미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자리를 뜬 오리온스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
구단과 간판선수의 '이전투구'로 농구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오리온스가 2군 출범식에도 앞장서 재를 뿌리며 잔칫상을 걷어차 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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