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승리’ 이대진 “100승 꼭 이룬다”

입력 2009.08.05 (22:23)

수정 2009.08.05 (22:25)

KBS 뉴스 이미지
'인간 승리의 주인공' 이대진(35.KIA)이 프로야구 역대 21번째 100승 투수 문턱에 다다랐다.
이대진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방문경기에 시즌 다섯번째로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4개를 맞고 3점을 준 뒤 7-3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LG의 거센 추격에 놀란 KIA 불펜이 8회 대량 실점해 턱밑까지 쫓겼지만 마무리 유동훈이 9-7로 승리를 지켜내면서 이대진은 시즌 2승(2패)째를 수확했다.
1993년 입단해 이날까지 통산 99승(70패)째를 올린 이대진은 100승을 눈앞에 뒀다. KIA는 서재응이 빠진 선발 자리에 이대진, 곽정철 등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선발로 100승째를 채울 기회는 남아 있다.
전성기 때 시속 150㎞를 넘나드는 돌직구와 명품 커브를 앞세워 1998년 현대(현 히어로즈)를 제물로 10타자 연속 탈삼진과 정규 이닝 최다인 탈삼진 16개를 작성했던 대표적 정통파 투수 이대진.
그러나 1999년 전지훈련 때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한 뒤 두 차례 수술과 기약없는 재활로 7년을 허송한 이대진이 통산 100승을 거두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추어 시절 인정받았던 타격 재능을 썩일 수 없어 2002년에는 타자로 전향했다가 2003년 다시 투수로 돌아온 터라 구단이나 팬 모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게 사실.
하지만 이대진은 2007년 7승을 올리면서 재기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5승을 보태며 통산 세자릿수 승리를 향해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이대진의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37㎞에 그쳤지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로 트윈스 타자들의 눈을 현혹했다. 포수 김상훈은 "커브가 예술이었다"고 귀띔했다.
이대진은 "올해 100승을 목표로 삼았는데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다만 우리 팀이 1위에 올라갔기에 내가 등판해 선두를 유지하고자 노력했고 모처럼 '일'을 한 것 같아 기쁘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100승이라는 의미에 대해 이대진은 "오랜 기간 재활을 하면서 꼭 해보고 싶은 목표로 삼았다.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지금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해보고픈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고 답했다.
김상훈은 "대진이 형은 워낙 경험이 많고 스스로 타자와 볼배합을 만들어 가는 스타일이다. 직구는 보여주는 볼이고 변화구로 승부를 끝낸다"고 소개했다.
정통파에서 두뇌파로 변신에 성공한 이대진은 "윤석민, 양현종, 곽정철 같은 후배들의 직구가 워낙 빠르고 좋아 나는 타자들과 타이밍 싸움을 하고 커브, 체인지업 등으로 돌려세운다. 여기에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