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길에 남긴 ‘애국시’ 공개…심금 울려

입력 2009.08.19 (22:06)

수정 2009.08.19 (22:10)

<앵커 멘트>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민주화를 향한 몸부림은 끊지 않았던 김 전 대통령.
그가 남긴 시 한 편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들려 드립니다.

<리포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한 유신이 선포되고 그 이듬해인 지난 1973년 6월.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유신체제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 댈러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시 한 편을 지었습니다.

<녹취> "세월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넓고 큰 광장에서 춤을 추면서 깃발을 높이 들고 만세 부르며 얼굴을 부비댄 채 얼싸안아요. 눈물과 한숨은 걷어치우고 운명의 저줄랑 하지말것을 하나님은 결코 죽지 않아요. 입춘의 매화가 어서피도록 대지의 먼동이 빨리 트도록 생명의 몸부림을 끊지 말아요."

도쿄 피랍 두 달 전에 지어진 이 시는 옆좌석에 앉았던 교포에게 건네졌고, 다시 국내 판소리 전문가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홍성덕(판소리 전문가) : "많이 우시더랜다. 대통령께서. 그렇게 많이 우시더랜다. 공항에서. 그래서 자기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더라."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이 땅의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던 김 전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이 시는, 김대중 도서관에도 보관돼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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