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세탁소 ‘30년 인연’…검소했던 삶

입력 2009.08.19 (22:06)

수정 2009.08.20 (16:13)

<앵커 멘트>

김 전 대통령은 속옷도 낡고 헤질 때까지 입을 정도로 검소했다 하는데요.
고인의 30년 단골, 동교동 세탁소를 김경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동교동의 한 낡은 세탁소.

박병선씨는 32년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옷을 손수 다렸습니다.

30년 단골은 검소했습니다.

속옷까지도 해지고 구멍이 날 때까지 입었습니다.

<인터뷰> 박병선(세탁소 주인) : "다 헤어져서 고무줄도 빼고 딴 것도 넣어드리고. 보시다시피 다 헤어졌는데 이것도 입으시겠다고 해서..."

김 전 대통령의 꽃무늬 잠옷 역시 박씨의 손을 거쳐갔습니다.

<인터뷰> 박병선(세탁소 주인) : "(팔을 통해)투석을 해야 하는데 통이 좁아요. 그래서 통도 늘려드리고 이렇게."

세탁물을 받기 위해 사저에 들어가면 대통령 부부는 다정하게 맞아주곤 했습니다.

<인터뷰> 임경남(박병선 씨 부인) : "여사님이 석류를 하나 따 주시면 그걸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요."

세탁물에 김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세 글자 '동교동'을 늘 적어뒀던 박씨 부부.

폐렴으로 입원하기 직전 이불을 맡겼던 때가 부부가 기억하는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인터뷰> 임경남(박병선 씨 부인) : "마지막으로 두달 전에 봤을 때 건강하셨는데 악수해주실 때 가슴이 너무 찡했었어요."

아직도 믿겨 지지 않는 30년 단골의 서거.

하던 일을 잠시 거두고 빈소를 찾았습니다.

<인터뷰> 박병선(세탁소 주인) :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고 남기고간 업적들이 잘 이뤄졌으면..."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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