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궁선수권, 이것이 관전포인트!

입력 2009.08.26 (08:37)

내달 1일 울산에서 국제양궁연맹(FITA) 주최로 열리는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는 전 세계 70여국에서 690여명의 궁사들이 신궁의 자리를 놓고 아흐레 동안 열전을 벌인다.
1985년 서울 세계선수권 대회 이후 25년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양궁계 축제이자,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남녀 개인전 금메달 획득 실패 이후 침체한 국내 양궁의 부활 계기로 기대를 모으는 이번 대회의 관전포인트를 소개한다.

◇여자 개인전 왕좌 탈환하나

한국 여자양궁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다.
이러다 보니 한국 여자양궁의 앞길을 가로막는 일이 더 큰 뉴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의 나탈리아 발리바도 그 주인공 중 하나다.
발리바는 1995년 제38회 자카르타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국의 여자 개인전 4연패를 막았다. 2007년 제44회 라이프치히 선수권대회에서 발리바는 한국의 박성현을 결승에서 108-106으로 누르고 한국 여자양궁의 6연패 도전을 좌절시켰다.
올해 마흔의 나이임에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한 발리바는 이번 대회에도 참가해 또 한 번 `한국 타도'를 외친다.
주현정(27.현대모비스), 윤옥희(24.예천군청), 곽예지(17.대전체고)는 2년전 선배들의 아픈 기억을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임동현, 개인전 2연패 도전

항상 여자들에 밀린 한국 남자양궁이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큼은 여자팀 못지않은 좋은 성적을 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지 세 번째인 1993년 안탈리아 대회에서 박경모가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이래 남자 양궁은 개인전 5연패를 달성했다. 최근 두 개 대회에서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휩쓸었다.
이번에도 개인ㆍ단체전을 휩쓸 경우, 개인전 3연패와 단체전 5연패에 성공한다.
지난 대회 개인전 우승자인 임동현(23.청주시청)이 이번에도 금메달을 차지할 경우, 국내 남자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2연패의 위업도 달성한다.

◇'동지에서 적으로'

한국인 양궁 지도자들의 외국 진출이 활발하다 보니 국제대회에서 서로 맞붙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이 남자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1995년 당시 감독 및 선수들이라면 더 드라마틱하다.
한국 남자는 1985년 서울 대회에서 이기식 감독의 지도 아래 전인수, 구자청, 호진수, 서만교가 한 팀을 이뤄 사상 첫 단체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기식 감독은 이후 외국으로 진출하면서 한국 대표팀에서 후배들을 지도하던 구자청 감독과도 자주 만났다. 이런 가운데 전인수 전 대표팀 코치가 지난 6월 대만 양궁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서 과거 한 뜻 아래 모였던 `동지'들이 이제는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처지가 됐다.
구자청 한국대표팀 감독은 "인수형과는 서로를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라고 말했다.

◇컴파운드 '우리도 국가대표랍니다'

컴파운드란 일반적 활을 일컫는 `리커브'와 다르게 양 끝에 도르래가 달려 시위를 당기기가 쉽도록 만든 활이다.
국내에서는 `푸대접'을 받지만 외국에서는 동호회를 중심으로 인기가 많다.
대한양궁협회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실상 이 종목을 `방치'하다가 이번 대회 개최를 계기로 사상 처음으로 남녀 3명으로 구성된 대표팀을 구성했다.
이렇다 보니 한국의 컴파운드 기록은 세계정상 수준에 많이 모자란다.
그러나 1994년 세계양궁 사상 최초로 30m에서 360점 만점을 기록한 한승훈(36.현대제철)이 컴파운드에서도 예전의 실력을 점차 과시하는 만큼, 한국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인 지도자들 '동창회'

해외 한국인 지도자 14명이 울산에 집결한다.
이 중에는 미국 대표팀의 이기식 감독을 비롯해 영국 대표팀의 석동은 감독, 말레이시아 대표팀의 이재형 감독, 부탄 대표팀의 김학룡 감동 등이 총망라돼 있다.
이기식 감독은 1984년부터 2000년까지 5차례 각국 대표팀을 이끌고 나가 금메달을 따낸 `금메달 제조기'로 국제 양궁계에서 전설로 불린다.
2쌍의 부부 지도자도 눈길을 끈다. 2007년 초 스페인 양궁과 인연을 맺은 조형목 스페인 대표팀 감독의 아내인 이미정씨도 지난해 11월 결혼 직후 스페인 양궁협회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대표팀의 코치가 됐다.
이란 남자 양궁대표팀의 박만석(42) 감독은 2004년 중순 이란으로 건너가 대표팀을 맡았다. 양궁 국가대표 출신인 이 감독도 그해 말 이란으로 건너가 여자 대표팀을 맡고 있다.

◇'양궁 금메달리스트' 보러가자

울산에 가면 `신궁'으로 불리며 세계 양궁계를 호령했던 여자 금메달리스트들을 볼 수 있다.
여자 메달리스트들의 모임인 `명궁회'는 대회 기간 VIP실, 홍보실 등에서 각국 양궁 관계자와 언론인을 상대로 자원봉사에 나선다.
1979년 고교 3학년 당시 세계선수권 대회에 처음 출전해 5관왕을 휩쓴 김진호 한국체대 교수,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4개를 따낸 `신궁' 김수녕씨 그리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양궁 과녁 정중앙 카메라를 깨트려 유명세를 탄 김경욱씨 등이 참가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