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돼지’ 오진혁, 10년만 신궁 복귀

입력 2009.09.04 (17:02)

수정 2009.09.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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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돼지’ 오진혁(28.농수산홈쇼핑)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남자 양궁대표팀의 맏형 오진혁은 제45회 울산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나흘째인 4일 리커브 예선전에서 90m와 4개 거리별 합산 총점에서 각각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대형 사고를 쳤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나온 세계신기록 2개를 모두 혼자 만들어냈다.
경기 직후 오진혁의 얼굴 위로 카메라 플래시가 수없이 터졌다. 오진혁은 취재 열기에 다소 놀랐지만 이내 환한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오진혁은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고 자신있게 쐈다"라며 "날씨가 좋아서 쏘기가 편했고, 생각보다 화살을 놓는 느낌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경기가 끝날 때까지 더욱 집중하겠다. 너무 이 기분에 젖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오진혁은 생애 처음 세운 세계신기록에 대한 기쁨을 숨기지는 않았다.
"과거 (실내양궁) 18m에서는 기록을 세운 적이 있지만 공식 대회에서는 처음"이라고 웃어보인 오진혁은 "지금은 조금 가라앉았지만, 처음 세계신기록을 쏜 걸 알았을 때는 사실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라고 `실토'했다.
오진혁에게 이번 대회는 매우 의미가 크다. 1998년 주니어세계선수권 개인 1위, 단체전 1위로 화려하게 양궁계에 자신의 이름을 내보인 오진혁은 이듬해 유럽 그랑프리 선수권대회에서도 단체전 1위를 차지하며 대표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그해 7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40회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예선 탈락하면서 불운은 시작됐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2000년 이후 7년간 국가대표에 발탁되지도 못했고, 2001년부터 4차례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대표팀으로 선발되지도 못했다. 오진혁에게 이번 대회는 10년 만에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였다.
오진혁은 "양궁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는 태릉에 가서 다시 한번 활 시위를 당기고 싶었다"라면서 "어느 정도 나이는 있지만 앞으로 더 잘할 자신이 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통통한 체격에 콜라를 너무 좋아해 `탄산돼지'란 별명을 갖고 있는 오진혁은 "본선에서도 기대해달라"라며 우렁찬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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