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금민철, 예상 깬 ‘기적의 역투’

입력 2009.09.30 (22:04)

수정 2009.09.3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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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민철(23.두산)은 이번 시즌 롯데와 경기에 6번 등판해서 승리 없이 1패만 기록했다. 게다가 평균자책점은 무려 12.15나 됐다.
시즌 성적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갈린다면 결과는 뻔했다. 하지만 야구에는 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따라다닌다.
금민철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기적'이라는 표현에 걸맞을 정도로 뛰어난 피칭을 펼치며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따냈다.
이번 시즌 롯데와 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9실점한 금민철이었지만 이날은 마구를 던지는 듯한 '괴물 투수'로 변했다. 6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전날 1차전에서 15안타를 때린 롯데 타선을 6안타로 꽁꽁 묶었다.
1차전에서 롯데 선발 조정훈의 포크볼에 농락당한 '빚'을 금민철이 그대로 갚은 셈이다. 두산은 7회부터 임태훈, 이재우, 이용찬 등 필승 계투조를 투입해 승리를 따냈다.
금민철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0㎞. 대부분은 130㎞대의 공이었다. 결코 위력적이라고 할 수 없는 구속이다.
하지만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솜씨가 기가 막힐 정도였다.
롯데 타자들은 느릿느릿 날아드는 공을 만만하게 보고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범타가 되기 일쑤였다.
4회까지 이닝마다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매번 내야땅볼 등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1회에는 1사 2루에서 조성환과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솎아냈다. 2회에도 1사 2루에서 두 타자 연속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4회와 6회에는 1사 1,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낮은 직구와 슬라이더 등을 던져 실점하지 않았다.
행운도 따랐다. 5회 박기혁과 6회 홍성흔의 잘 맞은 타구가 금민철의 발과 글러브에 잇따라 걸렸다. 그러면서 두 이닝에서 삼진도 3개를 곁들였다.
이날 경기 전 김경문 두산 감독은 롯데를 상대로 4승을 올려 상대적으로 강했던 홍상삼 대신 금민철을 선발로 내는 이유에 대해 "야구는 무드(분위기나 흐름)가 중요하다"며 "시즌 막판 금민철의 무드가 홍상삼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금민철로서는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한 셈이다. 또 선발과 불펜진이 함께 무너지며 당했던 1차전 패배의 충격에서 팀을 구해냈다.
2005년 데뷔한 금민철은 올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7승2패에 평균자책점 4.43으로 시즌 성적은 평범했다.
금민철은 "몸쪽 승부를 많이 한 게 주효했다. 6회 홍성흔 타석이 가장 큰 고비였는데 10구 던지면서 끝까지 몸쪽 승부를 했다. 롯데 타자들이 적극적이었고 빠른 승부를 한 덕분에 볼넷을 주지 않았다"면서 "평소에는 안던지는 볼(포크성 체인지업)을 처음 던졌다. 변화를 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이란 생각은 하지 않고 부담없이 던졌다. 난 오른손 타자가 더 편하다. 가르시아는 헛스윙을 많이 해줘서 결과가 좋았다"면서 "또 등판 기회가 주어지면 이겨야 된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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