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한 4강 좌절’ 태극전사 눈물만

입력 2009.10.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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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들의 뒤를 이어 26년 만의 세계 청소년축구 4강 신화를 재현하고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었는데..”

10일(한국시간) 한국-가나 간 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이 열린 수에즈 무바라크 스타디움.
가나에 2-3으로 덜미를 잡힌 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젊은 태극전사들은 그렇게 꿈꿨던 4강 진출이 좌절된 것에 미련이 남아서인지 대부분 그라운드에 드러눕거나 털썩 주저앉았다.
0-2로 끌려가다 박희성(19.고려대)의 만회골로 1-2로 따라붙고 1-3으로 뒤지다가 김동섭(20.도쿠시마)이 추가골로 2-3까지 추격해 마지막 총공세를 폈지만 끝내 가나의 골문을 열지 못해 8강 탈락의 쓴잔을 마셔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 번째 실점으로 연결되는 패스 실수를 했던 중앙수비수 홍정호(20.조선대)는 자책하는 듯 벌렁 드러누운 채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렸다. 동료 김동섭이 다가와 위로했지만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했고 한참이 지나 서정원 코치가 일으켜 세운 후에야 간신히 솟구쳐오르는 감정을 제어할 수 있었다.
한국 선수 단일대회 최다골(4골)에 도전했던 `작은 거인' 김민우(19.연세대)도 눈물을 글썽였다.
반면 가나 선수들은 웃통을 벗어젖히고 유니폼을 흔들며 그라운드를 돌아 슬픔에 젖은 한국 선수들과 극명을 대조를 이뤘다.
태극전사들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카이로에서 차량으로 두 시간 거리의 수에즈까지 찾아와 응원해준 재이집트한인회 교민과 붉은악마 원정 응원단이 자리를 잡은 본부석 왼쪽 관중석 쪽으로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들의 어깨에는 힘이 없었고 파라과이와 16강에서 3-0 대승을 거두고 8강 진출을 이뤄냈던 때의 힘차고 당당했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교민과 붉은 악마는 `괜찮아'를 연호하며 선수들을 위로했고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한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었던 태극전사들은 8강 진출 쾌거를 이뤄냈음에도 4강 길목에서 아프리카 팀에 또 한 번 발목을 잡혀 아쉬움이 더욱 진하게 남았다.
홍정호는 "친구들과 코칭스태프에게 미안하다. 공격수들은 열심히 찬스를 만들었는데 수비수들이 허탈하게 골을 먹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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