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이젠 올림픽팀 전환’ 새출발

입력 2009.10.10 (15:09)

수정 2009.10.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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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래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그렇게도 바랐던 `4강 신화' 재현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8강에서 거침없던 진군을 중단했다.
`죽음의 C조'에서 조별리그 첫 상대였던 `불굴의 사자' 카메룬에 뼈아픈 0-2 패배를 당했고 8강에서도 같은 아프리카대륙의 챔피언 가나의 벽에 2-3으로 막히면서 거센 `코리아 돌풍'을 마감한 것이다.
홍명보호는 12일 귀국과 함께 일단 해산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20세 이하의 프로와 대학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청소년 대표팀은 곧바로 올림픽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으로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청소년팀을 지휘하라고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다. 앞으로 2년 가까운 시간을 새로운 신화 창조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올림픽팀에는 이번 U-20 월드컵에 불참했던 A대표팀의 간판 미드필더 기성용(20.서울)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이청용(21.볼턴 원더러스) 등도 차출 후보에 오를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올림픽 출전 연령을 21세 이하로 낮출지 23세 이하로 유지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현행대로 간다면 둘은 홍명보호의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U-20 월드컵에서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던 멤버들을 주축으로 올림픽팀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
홍 감독이 구상한 전술 변화의 핵심 역할을 했던 `작은 거인' 김민우(19.연세대)와 `왼발 달인' 김보경(20.홍익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박희성(19.고려대), 포백 수비라인의 주축이었던 김영권(19.전주대), 홍정호(20.조선대), K-리그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캡틴' 구자철(20.제주) 등이 올림픽팀에서도 주전 자리를 예약할 것으로 보인다.
왕년의 스타에서 지도자로 성공시대를 연 홍명보 감독은 오는 12월 중순 창원축구센터 개장 기념으로 추진 중인 한국-일본 올림픽 대표팀 간 친선경기에서 다시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아직 올림픽 대표팀 간 한.일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정대로 개최된다면 홍 감독으로서는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으로 맞는 첫 경기가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이번 대회 기간 4-3-3 포메이션에서 변형된 4-2-3-1 전형을 구사하며 빠른 측면 돌파로 공격 다변화하는 한편 포백 수비라인과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더블 볼란테'로 수비 안정을 꾀했다.
수비에 치중하기보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 후 빠르게 수비에 가담하는 형태로 상대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부족과 대학생이 주축인 수비진의 불안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원톱 중책을 맡은 박희성은 U-20 월드컵 가나와 8강에서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다른 팀의 스트라이커들과 비교해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며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에선 괜찮았지만 수비수들을 제치고 돌파해 직접 해결하는 `킬러 본능'에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일본 무대에서 뛰는 김동섭(20.도쿠시마) 역시 상대 골문을 열 해결사로서는 2%가 부족했다. 가나와 경기에서 박희성과 김동섭이 나란히 한 골씩을 사냥했지만 앞선 4경기에선 원톱 공격수인 박희성과 김동섭 모두 득점포 침묵에 애를 태워야 했다.
수비수들의 경험 부족도 홍명보호가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 수비진은 가나 공격수들의 빠른 돌파에 길목을 차단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효과적인 협공 수비와 철저한 대인방어, 위험지역에서 볼 처리 등에서 미숙함을 드러냈다.
오버래핑과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가 돋보였지만 윙어들의 크로스가 정교하지 않았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의 슈팅 능력과 골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여전히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U-20 월드컵에서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했던 추억을 뒤로하고 귀국길에 오르는 홍명보호가 올림픽팀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며 그라운드에서 거센 돌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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