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타라소바, 엇갈린 희비 ‘표정도 달라!’

입력 2009.10.17 (07:33)

수정 2009.10.1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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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vs '아...'
김연아(한국)와 아사다 마오(일본)의 동갑내기 라이벌 대결 못지않게 경기장 펜스 뒤에서 제자들의 연기를 지켜보던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와 타티아나 타라소바(러시아) 코치의 다양한 표정 변화도 피겨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여자 싱글 경기가 치러진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경기장은 김연아와 아사다의 라이벌전을 지켜보려는 피겨 팬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한일 양국의 피겨 팬보다 더 긴장한 사람들은 바로 김연아와 아사다를 지도하는 오서 코치와 타라소바 코치였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정상 도전을 향한 새 시즌 프로그램 지도에 매진해온 두 코치의 노력이 처음 평가받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오서 코치는 1984년 사라예보올림픽과 1988년 캘거리올림픽에서 두 대회 연속 남자 싱글 은메달리스트였고, 198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다.
오서 코치는 김연아와 손잡은 2007-2008 시즌부터 그랑프리 시리즈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비롯해 그랑프리 파이널 1회 우승과 1회 준우승, 세계선수권대회 2년 연속 동메달, 4대륙선수권대회 1회 우승, 세계선수권대회 1회 우승의 뛰어난 성적을 합작했다.
이에 맞서는 타라소바 코치는 알렉세이 야구딘(러시아)과 사샤 코헨(미국),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등 세계적인 남녀 싱글과 페어 선수들을 길러내 2006년 피겨스케이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피겨계의 '대모'다.
타라소바 코치의 지도를 받은 제자들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를 따냈고, 유럽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41개의 금메달을 일궈냈을 정도로 피겨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다.
오서 코치와 타라소바 코치는 지난 시즌 김연아와 아사다의 치열한 라이벌전을 지도했고, 오서 코치는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를 제치고 우승하면서 지도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2009-2010 시즌을 맞이한 두 코치 역시 선수 못지 않게 긴장하면서 애제자들의 연기를 지켜봤고, 결국 오서 코치의 환호로 시즌 첫 번째 대결은 막을 내렸다.
타라소바 코치는 이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사다가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기 직전 두 손을 움켜쥐고 응시하다가 싱글 악셀에 그치자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아...'하는 탄식을 쏟아냈다.
아사다가 연기를 마치고 인사를 하는 동안에도 타라소바 코치는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보조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프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분주했다.
반면 오서 코치는 김연아가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시도하는 동안 자신도 함께 걸어가면서 박자를 맞췄고, 깨끗하게 착지하자 큰 박수로 제자를 응원했다.
마지막 '총쏘기' 동작으로 연기를 마친 김연아가 웃는 표정으로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펜스를 향해 나오자 오서 코치는 두 팔을 벌려 기쁜 표정으로 제자를 끌어안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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