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마님 기회’ 정상호, 가을 강행군

입력 2009.10.20 (11:28)

수정 2009.10.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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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포수 정상호(27)가 피로와 부상속에 한국시리즈에서 힘든 싸움을 수행하고 있다.
정상호는 지난 6월 주전 포수인 박경완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홀로 SK의 안방을 책임지고 있다.
시즌 중후반을 혼자 책임지면서 피로가 쌓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오랜 경기 출장으로 무릎도 완전한 상태가 아니지만 백업 포수가 없어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전 포수로 처음 밟은 한국시리즈에서 정상호는 기대 이상으로 박경완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부터 지난 17일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포스트 시즌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등 물오른 타격으로 SK의 타선을 이끌고 있다.
정상호는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한 박자 빠른 투수 리드로 KIA 타선을 흔들었다.
정상호는 앞선 두 경기에서 투수에게 유리한 볼 카운트를 이끌고도 유인구를 고집하다가 볼넷을 남발한 탓에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은 김성근 감독의 조언에 따라 볼 카운트 2-0, 2-1 이후 배트가 잘 나오지 않는 KIA 타자들의 습성을 파악, 공격적으로 몸쪽 승부를 걸어 KIA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경기 중 몸을 던지는 호수비로 KIA의 상승세를 꺾어놓기도 했다.
이날 4-0으로 앞서던 4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정상호는 이재주가 친 파울 플라이를 몸을 던지면서 잡아냈다.
경기 중 온 비로 인해 공을 잡는 순간 미끄러졌지만 잡은 공을 놓치지 않는 승리욕을 보여줬다.
타격에서도 정상호는 한국시리즈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데 부족함이 없다.
정상호는 이날 1-0이던 2회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1점을 올린 데 이어 5-0으로 앞서던 5회말에는 밀어내기 몸맞는 볼로 1점을 추가했다.
이날 4타수 2안타를 때린 정상호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9타수 5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정상호는 2001년 2월 인천 동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SK의 1차 지명선수로 당시로는 큰 액수인 계약금 4억5천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입단 당시 대형 포수감으로 평가받았지만 2003년 베테랑 포수 박경완이 SK로 이적하면서 만년 후보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박경완의 부상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데뷔 9년만에 힘겹게 주전 자리를 확보한 정상호는 남은 한국시리즈 경기에서도 뜨거운 투혼으로 SK 안방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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