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뗀 저력’ SK, 끝내 3연패 좌절

입력 2009.10.24 (19:51)

수정 2009.10.2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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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게 2007년 한국시리즈의 기적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2007~2008시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막판 끝내기 홈런을 맞으면서 한국시리즈 세 번 연속 우승의 꿈을 접었다.
SK는 1,2차전에서 KIA 선발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와 윤석민의 호투에 막혀 내리 패했지만 게리 글로버, 채병용의 호투로 3,4차전을 따내면서 2년 전 한국시리즈 경험을 재현하는 듯했다.
SK는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2연패 뒤 4연승을 거뒀고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에 1패 뒤 4연승하면서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5차전 로페즈의 눈부신 완봉에 또 한 번 막힌 데 이어 마지막 7차전에서는 불펜 투수들이 무너지면서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비록 한국시리즈 3연패에는 실패했으나 SK는 올 시즌 특유의 응집력으로 끈끈한 야구를 펼치면서 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주전선수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3연패 좌절
SK는 올 시즌 내내 다른 팀과 경쟁에 앞서 소속 선수의 부상과 먼저 싸워야만 했다.
한국시리즈,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SK는 이번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김광현과 12승 투수 송은범, 불펜의 핵인 전병두, 주전 포수 박경완이 빠져 걱정을 샀으나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저력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로페즈(14승), 구톰슨(13승), 윤석민(9승), 양현종(12승) 등 최강의 선발 투수가 포진한 KIA와 맞선 한국시리즈에서는 결국 간판선수들의 공백을 실감하며 고배를 마셨다.
SK에게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아쉬웠던 대목은 에이스 김광현이 8월 손등뼈 골절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선발 투수진이 크게 약해졌다는 점이다.
제2 선발 송은범도 시즌 막판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빠져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더하지 못했다.
비록 채병용과 외국인 투수 게리 글로버, 카도쿠라 켄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호투해줬지만 김광현이 못 나오면서 선발 투수 싸움에서 밀렸다.
KIA는 선발 투수 로페즈가 선발로 나와 2승을 완벽하게 책임져 주고 7차전 위기에서도 불펜으로도 종횡무진 활동한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다.
선발 투수진보다는 불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SK로서는 플레이오프 때부터 중간 투수들이 연투하면서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시즌 막판 마무리 투수로 8승4패8세이브를 올리며 19연승에 크게 힘을 보탠 전병두도 왼쪽 어깨가 아파서 포스트 시즌에 나서지 못하면서 불펜이 크게 약해졌다.
그 결과 중간 계투인 고효준, 윤길현, 이승호, 정대현의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이 5점대를 넘어서는 등 결정적인 순간에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7차전에서도 6회 이승호가 나지완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9회에는 채병용이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다.
앞서 지난 6월 말 백전노장인 주전 포수 박경완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으면서 포스트 시즌에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도 SK로서는 아쉬운 점이다.
◇19연승 신기록은 큰 수확
비록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SK는 정규 시즌 19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진 속에서 남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이뤄낸 것이라 더욱 뜻깊다.
올 시즌 초중반 1,2위를 유지하던 SK는 6월 박경완의 부상에 이어 8월 초에는 김광현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7월 중순 이후 3위까지 처지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이 아니라 포스트 시즌 진출을 걱정할 위기에 몰린 SK는 시즌 막판에 또 한 번 지난 시즌 챔피언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윤길현, 정우람, 이승호 등 불펜 투수진이 되살아나면서 8월25일부터 시즌 종료까지 19연승을 기록, 1986년 삼성의 국내 최다 연승 신기록(16연승)을 넘어섰고 일본프로야구 연승기록(18연승)도 깼다.
연승에 힘입어 8월 후반 2위를 회복한 SK는 9월에 들어서는 정규리그 1위 팀인 KIA 타이거즈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시즌 중반 벌어진 많은 경기 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19연승 행진을 한 SK는 80승6무47패로 정규 시즌을 2위로 끝마쳤다.
하지만 SK는 최다 연승 기록을 '진행형'으로 만들어놓고 올 정규 시즌을 끝마쳐 내년 시즌 다시 연승 행진을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의 불씨를 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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