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그린 성공시대’ 이끈 사람들

입력 2009.11.24 (09:21)

수정 2009.11.24 (11:38)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1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한 신지애(21.미래에셋)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홍농서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처음 시작한 신지애는 레슨을 많이 받은 편이 아니다. 골프 시작이 빠르지도 않았던 데다 가정 형편도 교습을 충분히 받을 정도로 넉넉한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지애의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준 코치를 꼽자면 크게 세 명을 들 수 있다.
먼저 신지애가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코치였던 하경종(43) 씨가 있다. 광주에서 레슨 프로 일을 하는 하경종 씨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으로 신지애의 아버지 신제섭 씨는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기초를 잡아준 분"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전현지(38) 씨를 빼놓을 수 없다. 신지애와 아마추어 국가대표 상비군일 때 처음 만난 전현지 씨는 지금은 신지애와 결별했지만 한창 골프 기량이 늘 때 옆에서 도움을 준 인물이다.
신제섭 씨 역시 "하경종 프로가 골프의 기초를 잡아줬다면 전현지 프로는 골프의 체계를 만들어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신지애의 스윙을 봐주는 코치는 호주 출신인 스티브 맥라이다. 올해 6월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부터 맥라이와 호흡을 맞춘 신지애는 특히 러프나 벙커에서의 샷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맥라이 코치와는 5주에 한 번 정도 만나 스윙을 교정받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는 함께 하지 않았다.
이렇게 기술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골프라는 종목의 특성상 경제적인 도움을 준 사람들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전남 무안골프장 최재훈 대표이사는 신지애가 어릴 때 많은 도움을 준 사람으로 잘 알려졌다.
최재훈 대표는 신지애에게 무료로 무안골프장에 와서 연습 및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간혹 대회 출전 경비도 대주며 어린 시절 신지애의 꿈을 북돋워줬다.
신지애를 후원해온 후원사들도 빠질 수 없다.
전 후원사였던 하이마트 선종구 사장은 신지애가 프로에 적응하는 데 역할을 했고 지금 후원을 맡은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역시 가끔 직접 격려 문자도 보낼 정도로 신지애를 각별히 여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제섭 씨는 "선종구 사장은 신지애를 많이 아껴줘 안정적으로 프로에 적응하는 데 큰 힘이 돼준 분이고 박현주 회장은 신지애의 가치를 인정해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신 분"이라고 각별한 감사의 뜻을 밝혔다.
정신적인 면을 보면 역시 부모님과 한국 여자골프의 선구자인 박세리(32)가 리스트에 오르는 인물들이다.
신지애는 21일(한국시간) 열린 LPGA 투어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은 뒤 인사말에서도 "오늘 이 자리는 엄마를 위한 자리"라며 "항상 함께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또 아버지에 대해서도 "항상 저에게 사랑과 영감을 주시고 저를 위해 희생해주시는 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2003년에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신지애는 특히 그 뒤로 기량이 급상승하는 등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시상식 인사말에서도 새어머니와 두 동생에 대한 말을 빼놓지 않았었다.
'박세리 키즈'의 대표 주자인 만큼 박세리도 신지애에게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이다. 신지애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 언니가 우승하면서 내 인생도 바뀌었다"고 말할 정도다.
박세리와 종종 식사를 함께하는 신지애는 "어릴 때 우상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골프팬들에게는 듬직한 체구의 캐디인 딘 허든도 관심이 가는 사람이다.
2008년부터 신지애와 호흡을 맞춘 허든은 선수 경험도 겸비해 거리나 바람 측정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지애와 성격이나 마음이 잘 맞는 편이고 특히 영어 과외 선생님 역할도 하고 있다.
선수 시절에 한국오픈에 출전한 경험도 있고 일본에서 후도 유리(일본) 등 정상급 선수들의 골프 가방을 9년이나 멨기 때문에 동양 문화에도 익숙한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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