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 우여곡절 끝 ‘정상 수성’

입력 2009.11.24 (10:09)

수정 2009.11.24 (10:11)

KBS 뉴스 이미지
4년 연속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대회에서 우승한 뒤에는 "신께 감사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한다. 하지만 대회만 시작되면 샷에만 집중하는 오초아가 대회 코스에서 성호를 긋는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가 시작된 19일(이하 한국시간) LPGA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오초아는 1,2라운드 때 성호를 긋지 않았지만 올해의 선수가 결정되는 24일 3라운드 1번홀에 들어설 때는 가슴에 성호를 그었다.
대회 때마다 주저없이 시원한 샷을 날리는 오초아였지만 한국의 루키 신지애(21.미래에셋)가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초아는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치며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단독 2위에 오르며 신지애를 따돌려 올해의 선수상을 지켜냈다.
오초아는 시즌 초반 2승을 거두며 올해도 독주를 예고하는 듯 했지만 이후 나비스타 LPGA 클래식까지 6개월여 동안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다.
주위에서는 12월 초 예정된 결혼 준비 때문이 아니냐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오초아의 코치가 칼럼을 쓰고 있는 멕시코 일간 `그루포 레포르마'의 파블로 가르사 기자는 오초아의 시즌 중반 부진에 대해 "그린 위에서 퍼트할 때 프리루틴을 바꾸고 나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시즌에는 연습을 전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오초아는 이 기간 과달라하라에 불우한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세우는 등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도 경기력에 미치지 않았을까라는 관측도 나왔다.
올해의 선수상과는 멀어진 것으로 보였던 오초아는 그러나 시즌 막판 맹렬할 기세로 치고 올라와 올해의 선수상과 공동 다승왕(3승), 최저타수를 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70.16타)까지 거머쥐며 여제의 체면을 살렸다.
오초아는 "신지애를 의식했지만 내가 우승하면 신지애의 성적을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며 "올 시즌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정상을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약혼자인 아에로멕시코 항공의 안드레스 코네사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제의 자리를 지킨 오초아가 내년에도 신지애를 앞세운 한국군단과 어떤 승부를 펼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