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한국 낭자들, 정상 도전 역사

입력 2009.11.24 (09:36)

수정 2009.11.24 (10:00)

'골프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가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 자리를 아쉽게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내줬지만 신지애의 등장으로 한국 여자골프의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태세다.
올해 신인왕은 물론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LPGA 투어 상금왕에 올라 한국 골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신지애는 이제 2010년에 또 다른 역사 창조에 도전을 한다.
신지애의 등장은 LPGA 투어 입장에서 엄청난 사건이긴 하지만 물론 신지애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바로 신지애에 앞서 세계 정상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렸던 선배 선수들이 쌓아놓은 업적이 있었기에 신지애의 오늘도 있을 수 있었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에서 이름을 알린 것은 1988년 구옥희(53)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부회장이 스탠더드레지스터에서 우승하면서부터였다.
이후 1994년과 1995년에 고우순(45)이 도레이재팬퀸스컵을 2년 연속 제패하며 한국 여자골프의 명맥을 이어갔고 1998년 박세리(32)가 아직도 팬들의 뇌리에 생생한 '맨발 투혼'으로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박세리 키즈' 신지애의 위업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인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과 LPGA챔피언십 등 4승을 거두며 소렌스탐, 카리 웹(호주)과 '3강 체제'를 이루기 시작했다.
박세리는 LPGA 투어에서 24승을 거두며 2007년 골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는 쾌거를 이뤄 한국 골프의 역사를 바꿔놨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세리와 함께 '1세대 LPGA 선수'로 활약했던 김미현(32.KT), 박지은(30.나이키골프) 등의 활약으로 '귀족 스포츠'로 치부됐던 골프가 대중화됐고 많은 선수가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며 한국 골프의 저변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들 세 명이 주도하던 'LPGA 한국 선수 우승 레이스'는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며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1세대 빅3'가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강지민(29), 이지영(24) 등 8명이 1승씩 거뒀고 2006년 역시 김미현, 박세리가 다시 우승 맛을 본 것은 물론 이선화(23.CJ) 등 '신구 조화' 속에 11승을 거둬 역대 한 시즌 한국선수 최다승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2008년부터는 '박세리 키즈'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박인비(21.SK텔레콤)가 US여자오픈을 우승했고 지은희(23.휠라코리아)가 웨그먼스 LPGA에서 정상에 올랐다.
특히 무엇보다도 신지애가 비회원 자격으로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비롯해 3승이나 거두면서 일찌감치 올해의 '대형 사고'를 예고했다.
신인왕 부문에서는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1999년 김미현, 2001년 한희원(31.휠라코리아), 2004년 안시현(24), 2006년 이선화, 2007년 안젤라 박(21.LG전자) 등이 줄을 이었고 2003년과 2004년에는 박세리와 박지은이 최저타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한국 선수들이 투어를 장악하면서 2008년 LPGA 투어에서는 '영어 의무화' 정책을 들고나와 '한국 선수 견제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가 됐다.
1일 LPGA 투어에서 최나연(22.SK텔레콤), 유럽여자골프투어에서 서보미(28.핑골프웨어), 일본투어에서는 전미정(27.진로재팬)이 나란히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한국 여자골프의 저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되기도 했다.
아직 LPGA 투어 올해의 선수라는 자리가 미정복의 상태로 남긴 했지만 신지애의 등장으로 가뜩이나 최정상급이던 한국 여자골프를 바라보는 세계인의 눈에 부러움이 더 가득 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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