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대회, 한·중·일 ‘자존심 싸움’

입력 2010.02.05 (09:02)

수정 2010.02.05 (21:54)

6일 막을 올리는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는 2003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한국, 일본, 중국 등 3개국의 자존심 싸움이다.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중국, 타이완, 괌, 홍콩, 북한, 마카오, 몽골, 북마리아나 제도인데 한국과 중국, 일본은 본선에 자동 출전하고 나머지는 예선을 치러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홍콩이 2005년과 2008년 연속으로 본선에 진출한 북한을 예선에서 따돌리고 다크호스로 출전한다.



본선에 출전하는 4개국은 맞대결 방식으로 각 팀이 3경기씩 리그전을 치러 승점을 따져 상금 50만달러가 걸린 우승팀을 가린다. 승점이 같으면 득실점차, 총득점, 맞대결 승점의 순서로 순위를 결정한다.



타이틀을 떠나 대회에서 두드러지는 면은 아시아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에서 나타나는 자존심 싸움이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종 목표는 월드컵 본선이기 때문에 한일전에 발목을 잡히고 싶지는 않다"며 자존심 대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도 월드컵 4강 진출을 올해 목표로 내걸면서 "그전에 동아시아대회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월드컵 4강을 하는데 일본은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있느냐"며 한국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동아시아선수권 한일전은 월드컵 본선의 전후에 국내 리그 상비군들의 평시 전력과 사령탑의 지도력을 점검하는 대회로서 감독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에 대한 전반적 불신은 2003년 12월에 열린 대회에서 10명이 뛴 일본과 비긴 뒤 싹텄고 이듬해 4월 독일 월드컵 예선에서 몰디브와 비기고는 경질됐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도 2005년 대회에서 중국, 일본, 북한에 이어 최하위로 추락한 뒤 여론의 포화를 받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한일전 다음으로 주목되는 자존심 싸움은 30년 넘게 지속된 중국의 공한증(恐韓症)이다.



중국은 1978년 12월 태국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처음으로 국가대항전을 치른 이후 27차례 경기에서 16패11무를 기록하고 있다.



우격다짐으로라도 이겨보자는 의지가 있는 듯 필드에서 목격되는 중국의 허슬 플레이가 때로는 해코지로 느껴지기도 한다.



2003년 대회에서 중국의 리이가 이을용의 재활 중인 발목을 걷어찼다가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사건은 불의를 바로 응징한다는 신조어 `을용타(乙容打)’를 낳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월드컵 본선행이 좌절된 중국과 월드컵이 최종 목표인 한국의 맞대결에서 불상사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축구팬들에게서 자주 나온다.



대형 스트라이커 황선홍과 지브릴 시세(프랑스)가 중국의 거친 플레이로 다치면서 월드컵 본선 출전이 좌절된 사실도 인구에 회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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