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전창진 “함께할 땐 다 이겼지만…”

입력 2010.03.08 (13:37)

수정 2010.03.0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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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편일 땐 다 이겼다."



2009-2010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우승과 감독상을 놓고 치열한 대결을 벌인 ’37년 친구’ 유재학(47) 울산 모비스 감독과 전창진(47) 부산 KT 감독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서로 치켜세우며 플레이오프 선전을 다짐했다.



8일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가한 두 감독은 "(상명)초등학교, (용산)중학교 때 다 이기는 재미있는 농구를 같이 했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유재학 감독은 "처음 만났을 때가 분명히 기억이 난다. 월요일 조회 시간에 농구부 감독 선생님이 나를 (전)창진이가 있는 데로 데려갔다. 아마 키를 재보려고 했던 것 같다"며 "그때 내 키가 138㎝였는데 나는 거인이 서 있는 줄 알았을 정도로 키도 크고 덩치도 컸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전창진 감독은 "난 그 기억은 없다"면서도 "(유)재학이는 작으면서도 농구를 너무 잘했다. 그때 같이 경기에 나가면 다 이겼던 것 같다. 중학교 때도 둘이 콤비 플레이를 많이 했지만 고등학교 가면서 헤어진 것이 아쉽다"고 화답했다.



어린 시절 함께 할 때는 다 이겼던 둘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둘이 함께 이길 수는 없는 운명이 됐다.



당장 전날인 7일 정규리그 우승을 유재학 감독이 가져갔고 이날 감독상은 전창진 감독이 수상했다. 유재학 감독은 ’우승하고도 감독상을 못 받아 서운하지 않느냐’는 말에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 아니겠느냐"면서도 "그러나 KT가 좋은 성적을 냈고 친구가 받았으니 좋게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서로 평가를 해달라는 부탁에 유재학 감독은 "사실 처음에 전 감독이 팀을 옮긴다는 말을 듣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그런 우려를 완전히 뒤집는 결과를 냈다"며 "선수들을 뭉치게 하는 힘이나 팀 분위기를 끌어가는 것은 원래 잘했고 이제는 팀을 조직적으로 만드는 것이나 선수들의 장점을 뽑아내는 부분에서도 굉장히 좋은 농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창진 감독 역시 "유 감독은 두 번 실수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올해는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조직력이나 선수들의 근성이 우리 팀이 모비스를 쫓아가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똑같이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많은 선수가 함께 뛰는 농구로 이번 시즌 프로 판을 평정한 두 감독은 "선수들 체력이 걱정되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다행이다. 플레이오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자"고 손을 맞잡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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