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부담 극복 “올림픽 때보다 후련”

입력 2010.03.28 (01:06)

수정 2010.03.2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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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부터 끝나기만 기다려왔어요. 올림픽이 끝났을 때보다 더 기쁩니다."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힘겨웠던 한 시즌을 마친 기쁨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27일(한국시간) 밤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몇 차례 실수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연기를 펼쳐 은메달을 따내고 나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시즌이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보다 더 기쁘다"며 웃었다.



김연아는 "모든 선수가 그렇듯,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끝나기만 기다려왔다"며 "결과와 상관없이 많은 어려움을 잘 이겨낸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연기를 펼쳐 금메달을 따낸 터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겠다"며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였지만, 김연아는 또 한 번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김연아는 27일 새벽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 점프가 다운그레이드되고 레이백 스핀에서 아예 점수를 받지 못하면서 역대 세 번째로 낮은 60.30점을 받아 7위에 그쳤다.



올림픽 이후의 부담감과 허탈감 탓에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컸다.



게다가 경기가 시작하기 전 마지막 공식 연습에서 여러 번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김연아는 "공식 훈련이 끝나고 ’오늘도 안 되겠구나’ 싶었다"면서 "지난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기권할까’ 고민했는데, 그때와 비슷한 마음이었다.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김연아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뒤진 순위를 다시 끌어올려 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떨쳐내고 다시 경기장에 나오면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김연아는 "경기 전 6분간 웜업에서 다시 느낌이 좋아졌다"면서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마 메인 링크에서 경험이 부족해 그런 것 같은데, 오늘은 문제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위기는 있었다. 김연아는 2분이 넘어 시도한 트리플 살코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더블 악셀을 아예 제대로 뛰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김연아는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김연아는 이번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마치며 진짜 ’자유의 몸’이 됐다. 이제는 한동안 경기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김연아는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는 허탈감도 조금 있었고, 상상했던 것보다는 좋지 않았다. 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야 하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면서 "힘들었던 한 시즌을 마쳤다는 생각에 그때보다 더 기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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