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위 또 규정 위반 ‘머피의 법칙?’

입력 2010.03.29 (14:08)

수정 2010.03.29 (14:52)

재미교포 골프 선수 미셸위(21.나이키골프)가 또 한 번 룰 위반으로 눈길을 끌었다.

미셸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 골프장(파72.6천62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클래식 4라운드에서 11번 홀(파5)에서 규정 위반을 지적받아 2벌타를 받았다.

4언더파 284타로 공동 6위에 오른 위성미는 벌타만 없었다면 공동 준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기에 이날 룰 위반은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었다.

공동 2위 상금은 13만6천달러인데 공동 6위 상금은 4만7천달러에 불과해 규정 위반 한번 탓에 10만달러 가까이 손해를 입은 셈이다.

문제는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오른쪽 발을 물에 담그면서까지 친 세 번째 샷이었지만 공은 겨우 물 밖으로 꺼내는데 그쳤다.

공이 빨간색으로 표기된 해저드 라인을 빠져나오지 않은 가운데 미셸위는 클럽 헤드를 해저드 지역 지면에 갖다댔고 바로 이 장면이 2벌타를 받은 이유가 됐다.

공이 해저드 안에 있을 때 지면이나 물을 손 또는 클럽으로 접촉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미셸위는 "경기위원의 해석이 나와 달랐다. 나는 스윙을 하는 순간 눈을 감으면서 중심을 잃었는데 흰 치마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클럽을 땅에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위원은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미셸위가 샷은 한 뒤 균형을 잃고 넘어질 뻔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네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어렵게 파를 지켜내고 환호했지만 경기위원이 2벌타를 부과하자 졸지에 더블보기를 적어내게 된 미셸위는 경기가 끝난 뒤 비디오 판독까지 요구하며 벌타를 모면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광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경기위원장은 "급경사라 넘어질 뻔한 상황에서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땅을 짚었다면 구제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경우는 구제받을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셸위도 "클럽을 지면에 댄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벌타를 받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나는 분명히 중심을 잃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미셸위가 규정 때문에 땅을 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셸위 때문에 잘 알려지게 된 규정이 있을 정도다.

14살 때인 2003년 US여자오픈에서 26살이나 더 많은 대니얼 아머카퍼니와 같은 조로 플레이하다 아머카퍼니로부터 "왜 자꾸 내 퍼트 라인을 밟느냐"며 훈계조의 질책을 듣기도 했던 미셸위는 2005년 프로 데뷔전에서도 실격을 당했다.

퍼트 라인은 흔히 공과 홀 사이의 구간을 말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홀을 지나친 뒷부분까지 배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그해 10월 삼성월드챔피언십에 출전했던 위성미는 최종 라운드를 4위로 마쳤으나 2시간이 지난 뒤 실격 통보를 받는 아픔을 겪었다.

전날 3라운드 7번 홀에서 덤불 속에 떨어진 두 번째 샷을 언플레이블을 선언하고 드롭을 했지만 그 위치가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홀과 가깝지 않은 곳에 드롭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탓에 2벌타를 받으면 됐지만 이미 스코어카드를 벌타 없이 적어냈던 터라 바로 실격당했다.

'오소(誤所) 플레이(Playing from Wrong place)'로 불린 이 규정은 쉽게 말해 허용되지 않은 지점에서 스트로크를 하거나 공을 드롭 또는 플레이스 한 경우에 위반하게 된다.

당시 미셸위는 적정 위치에서 30㎝ 이상 전진한 상태에서 드롭을 해 문제가 됐다.

2008년에는 LPGA 투어 스테이트팜 클래식에서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은 사실 때문에 또 실격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2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는 장소를 벗어났다가 돌아와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한 사실이 역시 하루 지나 밝혀지는 바람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미셸위를 실격처리했다.

또 2007년 LPGA 투어 긴트리뷰트에서는 1라운드 16번째 홀까지 14오버파를 친 뒤 손목 부상 악화를 이유로 기권했지만 이때도 규정 논란이 나왔다.

'투어카드가 없는 LPGA 투어 비회원은 18홀 스코어가 88타 이상이면 해당 시즌 투어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피하려고 기권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미셸위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머피의 법칙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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