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등정한 셰르파 3명이 (칸첸중가) 정상이라고 말해줘서 사진을 찍었다."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를 완등한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은 작년 말 그 해 5월 오른 칸첸중가(8천586m) 등정을 놓고 정상을 밟았느냐는 논란이 일자 이같이 말했다.
오 대장의 말 속에는 등정의 조력자인 셰르파의 중요성이 잘 드러나 있다.
티베트계 네팔인 부족 명칭인 셰르파는 히말라야 등반 초기 원정대의 짐을 나르는 이들을 가리켰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짐꾼과 구별해 길잡이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오 대장이 14좌의 마지막인 안나푸르나(8천91m)에 오른 역사적인 현장에는 네팔인 셰르파 체징(29)이 함께 했다.
체징은 선배 셰르파 옹추 다와(39)와 함께 오 대장을 정상까지 인도했다.
이어 체징은 오 대장과 정상까지 함께 올라 등정을 확인하는 사진도 찍었다.
시시각각 날씨가 변하는 8천m이상의 히말라야를 오르려면 산을 잘 아는 셰르파의 존재는 필수다.
고산 등반을 하는 산악인은 정상 공격 시점 등에 관해 이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한다.
체징은 이미 작년 10월 오 대장의 안나푸르나 1차 원정에도 함께 했다가 기상 조건이 나빠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오 대장과 함께 등정한 것은 처음이지만 이미 다울라기리Ⅰ, 마칼루 정상 등을 밟아 이번이 14좌 중 4번째 등정이다.
정상 부근까지 오 대장을 인도한 노련한 셰르파 옹추 다와는 이번 안나푸르나를 비롯해 칸첸중가, 낭가파르밧 등 오 대장과만 히말라야 8천m 봉우리 6곳을 올랐다.
그는 이미 에베레스트, 시샤팡마, 로체 등 14좌 중 10곳을 오른 베테랑 산악인이기도 하다.
셰르파는 이처럼 산악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등반의 동반자지만 도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산을 탄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산악인 대접을 못 받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