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룬 철녀’ 오은선, 이제 시집 갈 차례

입력 2010.04.27 (18:33)

수정 2010.04.2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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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을 오랫동안 알아온 배경미(46) 한국여성산악회회장은 오 대장에 대해 "체력과 정신력에서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철녀(鐵女)’지만 늦은 결혼을 걱정하는 평범한 여자기도 하다"고 말했다.



1985년 오은선이 수원대 산악부에 들어갔을 때 배 회장은 대학산악연맹 회장이었다.



그때 인연을 맺은 배회장과 오은선은 25년 동안 산을 함께 타는 선, 후배로 친분을 이어왔다.



배 회장은 "(오)은선이가 당시 대학산악연맹이 1년에 한 번씩 여는 체육대회에서 여자 마라톤 1등을 도맡아 할 정도로 체력이 뛰어났다"고 기억했다.



"언젠가는 은선이가 스키를 타다가 다리가 부러진 뒤 체력이 회복되기도 전에 마라톤에 참가했는데 그때도 완주해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며 오 대장의 체력에 혀를 내둘렀다.



배 회장은 오 대장이 사고 없이 14좌 완등을 마칠 수 있었던 비결로 강철 체력과 함께 강인한 정신력을 꼽았다.



"고산에서는 체력도 체력이지만 산소 부족 탓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판단력이 흐려지기 일쑤인데 은선이는 올라갈 때 체력을 다 써 못 내려올 것 같으면 등정을 중단하는 냉철한 판단력을 잃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오 대장 역시도 "등정의 기본은 체력 안배다. 최후의 20%는 만약을 위해 늘 남겨 놓는다"고 말해왔다.



배 회장은 오 대장이 14좌 완등을 결심하게 된 데는 함께 갔던 매킨리(6천194m) 등정 성공이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 대장이 2003년 배 회장이 이끄는 여대생 원정대에 합류해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에 가서는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정상에 오른 것이 단독 등반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은선이랑 첫 외국원정이었는데 은선이가 혼자 등반해보더니 ’에베레스트도 단독 등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 대장은 이듬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단독 등정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14좌 완등에 나서게 됐다.



’철녀’ 오은선으로 알려졌지만 곁에서 지켜보기에는 14좌 완등 과정에서 심한 마음고생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작년 칸첸중가 등정 의혹에 시달릴 때는 사람들의 시선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시골에 머물렀고 특히 작년 7월 후배인 고미영이 히말라야에서 하산 하다 사망했을 때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산을 사랑해 마흔살이 훌쩍 넘어서까지 독신인 오 대장이지만 결혼에 생각이 있다고 귀띔했다.



배 회장은 "은선이가 이번 안나푸르나 원정 후 자신의 꿈인 14좌 완등을 이루면 시집가겠다고 말했는데 꼭 그대로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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