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D-100] “태릉, 금빛·2위 수성 이상무”

입력 2010.08.04 (10:07)

`실전처럼 훈련! 훈련처럼 실전!'…전지훈련ㆍ정탐도 활발

태릉선수촌의 국가대표 훈련지원은 특별한 대회와 관계없이 항상성을 유지한다는 게 두드러진 특색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2년마다 찾아오고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도 1∼2년 주기로 열리기 때문에 실전처럼 훈련하고 훈련처럼 실전에 나서는 게 분위기로 굳었다.

선수촌은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해서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상시 전력을 지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개별종목 금메달과 종합 2위 수성을 목표로 내건 41개 종목의 선수단은 태릉선수촌을 거점으로 삼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더위와 싸워가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 훈련지원도 `선택과 집중'

올해 국가대표 훈련에 배정된 예산은 동계종목을 포함해 263억1천900만원이다.

선수촌 안팎에서는 국내 프로구단의 연간 예산도 수백억원에 이르는 현실을 고려하면 엘리트 선수 전체를 위한 훈련비가 왜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선수촌은 불만은 뒤로 하고 일단 선택과 집중으로 다가오는 국제대회에서 최고 효율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을 땄거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은 `중점 지원종목'으로 분류돼 올해 230일 동안 훈련비가 지원된다.

이들 종목에는 양궁, 배드민턴, 복싱, 사격, 수영, 펜싱, 남자 기계체조, 여자 핸드볼, 유도, 탁구, 태권도, 역도, 레슬링 등이 있다.

장기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는 종목은 `정책 지원 종목'에 편성돼 210일 동안 훈련비를 지원받는다. 기본 종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육상과 여자 기계체조, 메달수가 많은 카누, 조정, 요트가 여기 포함된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종목으로서 베이징올림픽에서 8위 이내에 들었거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종목은 `우선 지원 종목'으로 선정돼 180일 동안 지원을 받는다. 남자 핸드볼, 하키, 사이클, 승마, 골프, 정구, 볼링, 당구, 럭비 등이다.

나머지는 일반 종목으로 분류돼 130일이 지원되고 축구, 농구, 야구, 배구, 테니스 등 프로리그가 활성화한 종목은 소집 자체에 의미가 떨어져 80일간 훈련비를 주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종합 2위를 수성하기 위한 책략의 하나로 올해는 특별히 바둑과 인도무술 카바디에도 1억원가량씩 훈련비가 지원됐다.

◇ 선수촌 밖에서도 구슬땀 쏟도록

국가대표들이 모두 선수촌에 몰려 있는 것은 아니다. 1966년에 건립된 태릉선수촌에는 시설을 지원할 수 없는 종목들이 더 많다.

선수촌 안에서 훈련하는 종목은 양궁, 배드민턴, 농구, 복싱, 펜싱, 체조, 핸드볼, 하키, 유도, 수영, 탁구, 태권도, 배구, 역도, 레슬링, 당구, 볼링 등 17개 종목이다.

육상은 선수촌에 있을 때도 있지만 다른 훈련장을 오가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이들 종목의 선수는 오전 6시에 기상해 모두 함께 몸을 풀고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종목별로 훈련을 치른다. 선수촌에 마련된 숙소와 식사가 제공된다.

카누와 사이클, 승마, 축구, 근대5종, 조정, 요트, 사격, 테니스, 철인3종, 야구, 골프, 공수도, 럭비, 세팍타크로, 소프트볼, 정구, 스쿼시, 우슈, 인라인롤러, 댄스스포츠 등 21개 종목은 선수촌 밖에서 훈련한다.

실전을 대비할 수 있도록 규격이 맞는 경기장과 시설이 있는 곳을 찾아 전국 각지에 흩어져 각자 구슬땀을 쏟고 있다.

비인기 종목들은 빠듯한 훈련비를 받아 나름대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하루에 선수 1인당 식비는 2만6천원이고 숙박비는 2만원이다.

선수촌 내에서는 식당과 조리사가 있어 2만6천원이 모두 식재료에 들어가지만 밖에서는 장소와 서비스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음식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들 종목은 선수단의 여관과 식당을 물색해 따로 계약하는 방식으로 숙식을 해결하면서 훈련 차질은 막고 있다.

국제대회 성적이 경기단체의 위상을 좌우하기 때문에 척박한 환경에서 맹훈련을 치르지만 2008년부터 동결된 식비와 2007년부터 제 자리인 숙박비가 현실화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 `자신감 배양' 전지훈련 활발

대표선수들이 반복되는 훈련에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실전 경험을 통해 선진 기술을 배우게 하기 위한 해외 전지훈련도 이뤄지고 있다.

훈련장소는 정상급 경기력을 보유한 국가나 빅매치에 미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현지, 심폐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고지대 등이다.

한 차례 출국으로 다수 효과를 노리고자 대회가 열리는 장소를 찾아 실전을 뛰면서 전지훈련을 하는 사례가 주를 이룬다.

레슬링은 미국과 헝가리, 복싱은 태국, 러시아, 유도는 프랑스, 러시아, 독일, 체코, 펜싱은 튀니지, 중국, 이탈리아, 쿠바, 프랑스를 다녀왔다.

탁구는 카타르와 쿠웨이트, 체조는 러시아, 골프는 일본, 당구는 독일과 터키, 배드민턴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건너가 기술을 배우고 실전 컨디션을 점검했다.

배드민턴과 체조처럼 외국인 지도자를 데려와 선수들의 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는 종목도 눈에 띈다.

외국인 코치를 초청하는 데 드는 비용도 전지훈련처럼 국고와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지원된다. 물론 자비로 직접 해결하는 경기단체도 있다.

주로 올림픽 메달획득이 기대되는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를 지내고 은퇴해 우수한 선수를 조련한 경력이 있는 지도자를 길게는 1년까지 초청하고 있다.

세계 정상급 전력을 수시로 확인해야 최고 성적을 내다볼 수 있는 일부 종목에서는 국고나 기금을 지원받은 지도자들의 경쟁국 정보수집도 활발하다.

체조는 일본 대표팀 선발전과 컵대회를 보러 일본에 두 차례 다녀왔고 유도도 일본선수권대회를 보러 일본에 다녀왔다. 배드민턴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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