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구제역 방역 못해…강화군 ‘설상가상’

입력 2010.12.25 (13:45)

강추위에 소독액 '꽁꽁', 차량통제만 그쳐

"소독약이라도 뿌려야 하는데 날씨마저 안 도와주니.."

구제역이 상륙한 강화 지역에 매서운 한파까지 몰아닥치면서 강화군이 방역 작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은주가 영하 5도 아래로 내려가면 방역 효과가 좋은 액상 소독제가 얼어붙어 사용할 수 없는 데다가, 강추위 속에서 살처분과 매몰 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인천기상대에 따르면 25일 강화군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도. 기상대는 이날 낮 최고기온이 영하 7도에 그치고 26일에도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등 한파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강화대교와 초지대교 등에 설치된 방역초소에서는 현재 소독을 중단한 채 오가는 차량 통제에만 주력해야 하는 형편이다.

황순길 강화군 축산팀장은 "통행차량에 소독액을 뿌려도 바로 얼어버려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데다가 도로에 떨어진 소독액이 얼어붙으면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낮 시간대에 기온이 조금 올라가고 햇살도 비치면 소독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제역과의 싸움'에 총동원된 공무원들의 피로 누적도 문제다.

현재 강화군청 소속 공무원들은 소독실시반과 통제소운영반, 행정지원반, 사후관리반, 총괄반 등 5개 조로 나뉘어 주말도 잊은 채 24시간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특히 강추위와 싸우며 현장에서 살처분 작업을 진행 중인 직원들은 육체적 피로는 물론, 살아있는 가축을 죽여 구덩이에 묻어야 하는 데 따른 정신적 피로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살처분 작업에 참여한 인력과 장비에 대해서는 철저한 소독이 필수지만, 낮은 기온으로 인해 소독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현장의 고충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황 팀장은 "남북간 긴장이 고조된 비상시국이라 군 부대 인력지원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직원들 고생이 크지만 다들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제역방역대책본부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도 "우리가 힘든 거야 자식같은 가축을 땅에 묻는 축산농민들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면서 "그저 추가 확산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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