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리, 쇼트 불운 털고 ‘금빛 질주’

입력 2011.01.31 (18:38)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미완의 기대주' 조해리(25.고양시청)가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오랫동안 이어졌던 불운을 털어내고 마침내 활짝 웃었다.

조해리는 31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실내사이클경기장에서 벌어진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 선수 중 항상 최고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 온 조해리지만, 이상하게도 국제 대회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주니어 대표를 시작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조해리는 번번이 큰 대회를 앞두고 부진하거나 불운이 겹쳐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2002년 1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조해리는 그해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출전을 내심 기대했지만 나이 규정에 발이 묶이면서 첫 번째 좌절을 맛봤다.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1,000m 동메달을 따내며 아쉬움을 털어냈지만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평가전에서 탈락해 두 번째 도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깊은 상실감을 느낀 조해리는 2007년 창춘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등 한동안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2008년 고양시청에 입단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지만, 이번에는 실전에서 불운이 발목을 잡았다.

여자 3,000m 계주에 나선 조해리는 후배들과 호흡을 맞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심판진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실격당하면서 눈앞에서 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결국 동계올림픽 메달 꿈을 이루지 못한 조해리는 아시안게임 첫 개인전 금메달을 목표로 다시 스케이트 끈을 조여맸다.

어느새 대표팀의 '맏언니'가 돼 부담이 커졌고, 부상이 찾아와 몸도 좋지 않았지만 조해리는 역주를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악연으로 엮였던 저우양(중국)까지 제치고 1위로 골인한 조해리는 그동안의 아픔을 잊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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