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괴력 뒷심…짜릿 역전 질주

입력 2011.01.31 (21:34)

수정 2011.01.3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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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기를 마친 카자흐스탄 드미트리 바벤코의 기록은 6분28초40이었다. 이승훈(23.한국체대)이 자신이 가진 아시아 최고 기록인 6분26초38에 불과 2초02밖에 뒤지지 않은 좋은 기록이다.

'탕!'하고 출발 신호가 울렸고 이승훈은 31일 아스타나 실내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제7회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5,000m 경기를 시작했다.

이승훈은 같은 조를 이룬 중국의 가오쉐펑을 제치고 앞서 나갔지만 좀처럼 바벤코와 차를 줄이지 못했다. 근소하게 뒤처지던 이승훈은 7바퀴를 남기고 0.73초로 처졌고 6바퀴를 남겼을 때는 1.27초차로 더 벌어졌다.

5바퀴와 4바퀴를 남길 때까지도 각각 1.39초와 1.35초 차로 벌어진 상태였다. 거리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역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이승훈은 이때부터 믿을 수 없는 괴력을 펼쳤다. 3바퀴를 남기고 1.03초로 접근한 이승훈은 2바퀴 때 0.27초차로 바짝 다가섰고 마지막 바퀴 직전에는 마침내 1.07초 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승훈이 기록을 앞당길 때마다 관중석에는 탄성이 터져 나왔고 한국 응원단은 소리 높여 '이승훈'을 외치며 격려했다.

이승훈은 결국 6분25초56의 아시아 신기록을 달성했고 바벤코의 기록에는 2초84로 넉넉하게 앞섰다.

이승훈은 "바벤코가 막판에 랩타임이 올라간 것을 알고 있었다"라며 "바벤코를 의식하지 않고 마지막 한두 바퀴에서 버티자고 마음먹었는데 잘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두 선수의 바퀴별 주파 기록 그래프를 보면 첫 바퀴에서 30초 아래였던 바벤코의 기록이 마지막 바퀴에서는 33초 부근까지 올랐다. 갈수록 힘이 들어 페이스가 처진 것이다.

반대로 이승훈은 첫 바퀴에서 30초를 조금 넘겼지만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했다. 6바퀴, 7바퀴를 돈 후는 물론 마지막 바퀴까지도 바퀴당 랩타임이 31초를 넘지 않았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지구력을 자랑하는 이승훈이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안 게임에서도 확실한 실력을 과시한 셈이다.

이승훈은 평소 "나는 함께 누구와 달려서 진 적이 없다. 앞선 선수를 따라잡는 데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함께 뛰지는 않았지만 수치상 크게 앞선 바벤코의 기록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무섭게 막판 질주를 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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