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한국 사격 전설된 원동력은?

입력 2012.07.29 (02:12)

수정 2012.07.29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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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진종오(33·KT)가 한국 사격 역사에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데에는 남다른 집중력이 원동력이 됐다.



주어진 시간 동안 일정한 거리에 설치된 표적이나 움직이는 물체에 정해진 횟수만큼 총을 쏴 그 정확도에 따라 점수를 겨루는 사격은 강인한 정신력이 요구되는 스포츠다.



장시간 서서 총을 쏠 수 있는 체력도 필요하지만 주위 환경에 영향받지 않고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국내외 굵직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라면 기술적인 차이는 사실 종이 한장 차이에 불과하다는 게 현역 선수와 지도자들의 일관된 말이다.



변경수 대표팀 감독은 이를 두고 "사격에서 고수들 싸움은 기술이 아니라 멘탈 싸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본인의 실력을 실전에서 발휘할 수 있느냐가 정상급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를 가른다는 것이다.



한국 사격 선수로 처음으로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과 3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위업을 이룬 진종오가 다른 선수와 차별화하는 것도 이 점이다.



하지만 진종오는 실전의 중압감 속에서도 제 실력을 유지하는 등 일반적인 선수들과는 한차원 다른 집중력을 지녔다는 것이 현역 선수와 지도자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1988년 서울올림픽 소구경소총복사 은메달로 한국의 첫 올림픽 사격 메달을 땄던 차영철 여자소총 코치는 "선수라면 누구나 자신이 10점을 쏠 때의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진종오는 그 감이 굉장히 정확할 뿐만 아니라 실전의 압박감 속에서도 그 감을 그대로 되살려 내는 저력이 있다"고 평했다.



이어 "연습 때 잘하는 선수는 많지만 실전에서는 압박감이 엄청나다. 서서 쏠 땐 다리가 떨리고 총을 고정시키는 복사 종목에서도 총구가 흔들릴 정도다"라며 "진종오는 그런 중압감 속에서 연습 때 실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변경수 감독도 "진종오는 누가 건드려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이 있다. 보통 선수들은 한발 실수를 하면 그다음에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에 조급해지게 마련이지만 진종오는 그런 일이 드물다"고 말했다.



진종오의 이런 면모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표팀 지도자들은 진종오가 연속 9점대를 쏠 때에도 우승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차 코치는 "연속 9점을 내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 종오같은 선수라면 마지막 한발째에는 10점대 후반을 쏠 것으로 예상했다"고 돌아봤다.



변 감독 역시 "올림픽 같은 큰 대회는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해서 기록이 높지 않다. 역대 우승자들 데이터를 보면 본선에서 평균 588~589점을 쐈다"며 "본선 점수가 저 정도만 나오면 우승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종오가 정말 딱 그 점수를 쏴서 금메달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진종오가 이런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철두철미한 생활습관과 이를 한결같이 유지하는 의지력이 바탕이 됐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평소에서도 마치 도를 닦는 듯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등 풀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진종오의 소속팀인 KT 관계자는 "여러 선수를 지켜봤지만 진종오는 욕심이 남다르게 많을 뿐 아니라 그걸 실행에 옮기려는 정신력도 뛰어나다"고 전했다.



진종오와 세 차례 올림픽을 함께 해온 김선일 코치는 "자기관리가 굉장히 뛰어난 선수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예전부터 목표가 생기면 누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무섭게 몰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시즌에는 잠시 긴장을 놓을 수도 있겠지만 진종오는 뭔가를 이뤄야겠다는 결심과 계획이 서면 스스로 모든 순간을 엄격하게 관리해 풀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남다른 집중력의 비결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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