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여대생 아버지 “학원비 벌겠다더니…”

입력 2012.09.05 (19:58)

부모의 만류에도 학원 수강료를 벌겠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여대생이 성폭행을 당한 뒤 의식을 잃고 1주 만에 숨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여대생 A(21)씨는 경기도 수원 한 모텔에서 아르바이트 직장동료와 그 친구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의식을 잃은 채 7시간 방치됐다.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지난 4일 숨졌다.

5일 오후 A씨 아버지는 연합뉴스와 만나 "돈은 아빠가 지원해줄테니 늦은 시간까지 하는 아르바이트는 하지 말라고 만류했었다"며 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대학에서 유통경제학을 공부하던 A씨는 지난 여름방학 미용을 배우고 싶다며 직접 학원 수강료를 벌겠다고 일자리를 구했다.

"딸이 대학수업 이외에 미용과 같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했다"고 A씨 아버지는 전했다.

그는 "7월 중순 한달반 정도 아르바이트를 해온 딸의 모습을 보고 많이 컸구나,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말끝을 흐렸다.

A씨 아버지와 유가족들은 사건과 관련해 일부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내용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A씨 아버지는 "딸이 소개팅 자리가 아니라 피의자 고씨 등이 마련한 송별회에 참석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딸이 며칠 뒤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둔다고 하니 직장에서 송별회를 마련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성관계를 합의했다는 피의자 진술에 대해 A씨 오빠(22)는 "인사불성으로 취한 사람이 어떻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었겠냐. 상식아니냐"며 언성을 높이며 즉각 반박했다.

A씨의 한 사촌은 "피의자들이 조사에서 계속 말을 바꾼다고 한다. 송별회라는 자리를 빌미로 A를 꾀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A씨 아버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딸이 깨어나기만 바랐다. 내 딸을 이렇게 만든 놈들, 합당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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