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亞선수들 약진 ‘눈에 띄네’

입력 2013.01.16 (09:03)

수정 2013.01.16 (12:27)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만호주달러)에서 아시아권 선수들이 눈에 띄게 약진하고 있다.

먼저 일본은 단식 본선에 출전한 선수 전원이 2회전에 진출했다.

여자단식의 다테 기미코 크룸(100위)이 15일 대회 최고령 본선 승리 기록(43세)을 세운 것을 비롯해 모리타 아유미(72위), 도이 미사키(92위) 등 세 명이 모두 64강에 이름을 올렸다.

남자단식 역시 니시코리 게이(18위), 소에다 고(73위), 이토 다쓰마(84위)가 1회전을 나란히 승리로 장식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달 초 '떠오르는 일본 테니스'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싣고 최근 일본 테니스의 비약적인 발전에 주목했다.

이 기사를 쓴 로버트 데이비스 기자는 "1990년대 마쓰오카 슈조와 현재 니시코리가 일본 테니스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고, 퓨처스와 챌린저를 맴돌던 소에다가 최근 성공적으로 투어에 안착하면서 다른 일본 선수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최초로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우승자를 배출한 중국도 아시아 테니스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챔피언 리나(6위)와 정제(40위)가 이끄는 기존의 '쌍두마차'에 최근 펑솨이(32위)가 가세해 중국 여자테니스는 세계적인 강호로 군림하고 있다. 세 명 모두 단식 2회전에 안착했다.

중국 남자 테니스는 그동안 수준 이하로 평가됐지만 이번 대회에는 우디(186위)가 본선에 진출했다.

중국 남자 선수가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에 진출한 것은 1959년 윔블던의 메이푸츠 이후 우디가 무려 54년 만이었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시작된 1968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15일 1회전에서 이반 도디그(74위·크로아티아)에게 1-3(5-7, 6-4, 3-6, 3-6)으로 져 탈락한 올해 22살의 우디는 "졌지만 희망을 봤다"며 다음번 메이저대회를 기약했다.

타이완 역시 2010년 윔블던 8강까지 올랐던 루옌순(61위)을 비롯해 여자단식의 셰쑤웨이(27위), 찬융란(118위)이 단식 2회전에 진출했다.

이밖에 남자부 솜데브 데바르만(551위·인도), 여자부 루크시카 쿰쿰(201위·태국)도 단식 2회전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남녀 단·복식에 한 명도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여자단식 2회전에 오른 제이미 햄프턴(63위·미국)이 어머니가 한국 사람인 한국계라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 정도다.

이형택과 조윤정이 은퇴한 2000년대 중·후반 이후 메이저대회는 '남의 잔치'가 된 지 오래다.

주원홍 전 삼성증권 감독은 "(이)형택이가 잘할 때 일본에서는 투어급 선수가 없어 우리를 굉장히 부러워했는데 이제 상황이 반대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주 전 감독은 "잘하는 선수가 한 명만 나와도 여러 면에서 달라질 수 있다"며 "그 선수를 롤 모델로 삼는 유망주들이 쏟아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테니스 인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신체 조건이나 가정 형편이 괜찮은 기대주들이 다른 종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잦다"고 지적했다.

최근 차기 대한테니스협회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주 전 감독은 "호주오픈 주니어 경기에 우리 유망주들이 많이 출전하는데 성인이 돼서도 좋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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