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아자렌카 ‘아직 내가 테니스 퀸!’

입력 2013.01.27 (08:48)

수정 2013.01.27 (12:30)

빅토리아 아자렌카(1위·벨라루스)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만호주달러) 여자단식에서 2년 연속 정상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의 자존심을 살렸다.

아자렌카는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리나(6위)를 2-1(4-6, 6-4, 6-3)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아자렌카는 메이저대회 두 번째 우승컵을 수집하는 동시에 호주 오픈을 2년 연속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아울러 지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준우승에 머무른 아쉬움을 달랬다.

대회를 앞두고 아자렌카의 우승 전망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아 보였다.

지난 시즌 하반기에 맹위를 떨친 세리나 윌리엄스(3위·미국)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윔블던과 올림픽 여자단식, US오픈까지 휩쓰는 등 상승세가 무서웠다.

세계랭킹에선 아자렌카가 앞섰지만 아자렌카도 윌리엄스의 독주를 막지 못한다는 평이었다.

아자렌카는 윌리엄스에게 지난해에 매번 덜미를 잡혔다.

윔블던 준결승, 올림픽 준결승, US오픈 결승에서 아자렌카는 윌리엄스의 제물이 됐다.

아자렌카는 통산 맞대결에서 1승11패, 최근 9연패를 당하는 등 윌리엄스에게만은 속수무책이었다.

마리야 샤라포바(2위·러시아) 등 다른 상위 랭커도 윌리엄스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 윌리엄스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아자렌카가 이번에 우승하지 못하면 세계랭킹 1위 자리는 윌리엄스에게 내줄 위기였다.

그러나 윌리엄스가 8강전에서 탈락한 호재 덕분에 아자렌카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사수하게 됐다.

아자렌카는 "가슴 속 깊이 뜨거운 감정이 솟아오른다"며 "몇 주간 정말 힘들었는데 여기에 서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결승에서 아자렌카는 리나 뿐 아니라 대다수 관중의 차가운 눈총과도 싸워야 했다.

슬론 스티븐스(25위·미국)와의 준결승에서 논란이 된 타임아웃 '꼼수' 때문이었다.

아자렌카는 준결승 경기에서 불리해지자 스티븐스의 상승세를 끊으려고 꾀병을 부려 메디컬 타임을 썼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리나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퍼붓던 관중은 아자렌카의 실수에 손뼉을 치는가 하면 아자렌카가 특유의 괴성을 지를 때마다 "조용히 하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판을 의식한 듯 그는 "훌륭한 것을 이루려면 힘든 길을 걸어야 하는 때가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결국 나는 운이 좋게도 아름다운 트로피에 입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감격에 젖었다.

한편, 이날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아자렌카에겐 여전히 윌리엄스를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신예 스티븐스가 윌리엄스를 8강전에서 물리친 덕분에 맞대결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 오픈을 포함해 다른 대회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상대다.

아자렌카가 세계 1위 자리를 계속 지키려면 윌리엄스에게 당한 연패에서 이른 시일 내 탈출해야 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