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조코비치, 남 테니스 ‘최강 굳히기’

입력 2013.01.27 (22:27)

수정 2013.01.27 (22:28)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세계 남자테니스 최강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조코비치는 2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 이 대회 3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굳게 지킨 조코비치는 최근 남자테니스 '4강'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남자테니스 '4대 천왕'으로는 조코비치와 로저 페데러(2위·스위스), 앤디 머리(3위·영국),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이 꼽힌다.

조코비치가 페데러와 나달의 '양강 체제'를 본격적으로 허문 것은 2011년이었다.

그때부터 페데러는 나이 30세를 넘기며 조금씩 하향세로 돌아섰고 나달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에 기복이 심했다.

조코비치는 2011년에 호주오픈과 윔블던, US오픈 등 한 해에 메이저 대회 3개를 휩쓸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시즌에도 그랜드슬램 우승은 호주오픈뿐이었지만 프랑스오픈과 US오픈 준우승, 윔블던 4강 등 '4대 천왕' 가운데 가장 꾸준한 성적을 냈다.

다만 시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1987년생 동갑인 머리가 런던올림픽 단식과 US오픈을 휩쓸어 조코비치의 '맞수'로 부각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 결승에서 조코비치는 머리를 상대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압도했다. 특히 3세트부터는 머리를 거의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조코비치는 그동안 비교적 약한 체력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16강에서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17위·스위스)와 무려 5시간2분의 혈투 끝에 3-2 승리를 거뒀고 토마시 베르디흐(6위·체코)를 상대로 한 8강전은 3-1로 끝냈다.

또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는 나달과 무려 5시간53분의 혈투를 승리로 이끄는 등 조코비치의 체력이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옛날이야기'가 돼 버렸다.

조코비치는 또 톱랭커답지 않게 코트에서 자주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어 스타성도 매우 높은 선수다.

1981년에 태어난 페데러가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조코비치는 머리, 나달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달이 무릎 부상으로 불참한 가운데 이번 대회 4번 시드를 받은 다비드 페레르(5위·스페인)가 조코비치와의 4강에서 0-3(2-6, 2-6, 1-6)으로 완패를 당한 것에서 보듯 '4강'과 다른 선수들의 수준 차이는 아직 크다.

1989년생 니시코리 게이(18위·일본), 1990년생 밀로스 라오니치(15위·캐나다) 등이 상위권을 향해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역시 아직은 갈 길이 멀다.

2월 초 투어 대회에서 복귀전을 준비하고 있는 나달은 역시 무릎 상태가 관건이다.

머리는 이번 대회 대진운이 따르지 않았다. 4강에서 페데러와 4시간 접전을 벌인데다 결승까지 쉬는 날도 조코비치보다 하루 적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머리는 이날 결승에서 3세트를 앞두고 발가락 물집 때문에 메디컬 타임아웃을 가져야 했고 3,4세트에는 경기 내내 왼쪽 허벅지에 손을 갖다대며 근육 경련을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유진선 SBS ESPN 해설위원은 "머리가 4강에서 페데러를 상대로 힘을 빼지 않았다면 오늘 더 멋진 승부가 연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비치가 한발 앞서나간 가운데 앞으로 세계 남자테니스의 '4강'이 벌일 세력 다툼이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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