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23)와 아사다 마오(23·일본)의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최대의 '빅매치'가 2년 만에 성사됐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11~17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펼쳐지는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세계선수권대회에 나란히 출격한다.
2011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2년 만에 두 선수가 재회하게 되는 셈이다. 당시 대회에서는 슬럼프에 빠졌던 김연아가 2위, 아사다는 6위에 그쳤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노비스(13세 이하)와 주니어 시절부터 세계 정상 자리를 양분했다.
시니어 무대에서도 두 선수의 라이벌전 결과가 곧 여자 싱글의 판도를 결정할 만큼 압도적인 기량으로 흐름을 주도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아사다가 정상을 되찾았을 정도로 둘은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쳐왔다.
두 선수는 지금까지 13번의 맞대결을 펼쳤고 7승6패로 김연아가 근소하게 앞서 있다.
이후 김연아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집중하고, 아사다는 깊은 침체에 빠져들면서 두 선수의 맞대결을 지켜볼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김연아가 빙판 복귀를 선언하고, 아사다가 기량을 되찾을 기미를 보이면서 2년 만에 여자 싱글 최대의 '흥행 카드'가 성사된 것이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김연아였다. 김연아는 20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던 작년 말 NRW 트로피에서 201.61점을 기록하며 아사다의 시즌 최고점(196.80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자 아사다는 지난달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205.45점을 받아 김연아를 앞지르며 맞불을 놓았다.
눈에 띄는 점은 아사다가 한동안 포기한 듯했던 트리플 악셀 점프(3회전반)를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다시 선보였다는 것이다.
기존의 프로그램으로는 김연아를 꺾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아사다가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되찾았으나 김연아를 위협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전망한다.
이들은 우선 아사다가 비장의 무기로 꺼내 든 트리플 악셀의 완성도가 여전히 낮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아사다는 4대륙 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 점프로 1.57점의 수행점수(GOE)를 챙기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회전수 부족 판정과 함께 2.43점을 깎였다.
콤비네이션 점프로는 아직 시도도 하지 못했다.
여기에다 연기력 등 예술적인 면에서도 김연아가 여전히 한 수 위라는 평가가 많아 김연아의 우세가 점쳐진다.
정재은 빙상연맹 피겨 심판이사는 "아사다가 작년 그랑프리 파이널 때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기술의 완성도 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점프의 질이나 스케이팅 실력, 음악을 해석하는 능력에서 김연아가 아사다보다 여전히 월등하기 때문에 김연아가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한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치를 두 선수의 라이벌전에 전 세계 피겨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