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더욱 완벽해진 점프…비결은 ‘초심’

입력 2013.03.13 (07:09)

수정 2013.03.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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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심판이사는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캐나다로 출국하기 며칠 전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김연아의 점프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것도 정 이사가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대회에 심판으로 참여하기 위해 잠깐 한국을 떠나 있는 동안 이룬 진전이기에 놀라움은 더욱 컸다.

정 이사는 "김연아의 점프가 작년 말 NRW 트로피, 올해 1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 때보다 더 정확하고 깨끗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실 김연아는 1년8개월을 쉬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앞선 두 대회에서 완벽한 점프를 보여줬다"면서 "그런데 연아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감탄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2013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김연아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된 첫날 공식 연습에서 완벽한 점프를 선보였다.

김연아는 13시간의 장시간 비행을 거쳐 전날 오전 현지에 도착해 첫 적응 훈련에 들어간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다른 선수들이라면 도약 전 힘을 모아 점프한다는 게 눈에 보이지만 김연아는 별다른 준비 단계도 없이 가볍게 솟구쳤다.

그러면서도 탁월한 비거리와 완벽한 회전, 깔끔한 착지를 선보였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2시10분까지 진행된 40분간의 연습시간 동안 각종 점프를 시도하면서도 단 한 차례의 실수도 없었다.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던 NRW 트로피에서는 회전이 다소 흔들리고 비거리가 짧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날 모습에서는 전성기 기량에 거의 도달했음을 알렸다.

이미 기술적으로 완성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김연아지만 착실하게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음이 짐작되고도 남았다.

'초심'을 되찾은 피겨 여왕은 예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번 대회에서 4년 만에 정상 재탈환에 나서는 김연아는 2010·2011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연달아 준우승했다.

훌륭한 성적이지만 다른 선수가 아닌 김연아이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그때의 부족했던 '2%'가 바로 김연아 자신의 의욕이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정점을 찍은 이후 김연아는 목표를 상실해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랜 공백을 깨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새로운 목표로 삼아 신인의 자세로 다시 링크에 돌아온 김연아는 그때와는 완전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스케이트를 처음 신었던 심정을 되찾은 김연아는 작년 말 NRW 트로피에서 201.61점이라는 기대 이상의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만족하지 않았다.

김연아는 우승이 확정된 후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칭찬해주는 만큼 나는 스스로 채찍질해야 한다"면서 "자칫 긴장이 풀어질 수도 있으니 더 잘할 수 있도록 집중해서 훈련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의욕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는 것이 김연아의 준비 과정을 지켜본 이들의 공통된 평가다.

김연아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하고자 일체의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훈련에만 매진해왔다.

심지어 생애 한 번뿐인 졸업식에도 불참하며 하루 6시간의 강훈련을 이어갔다.

그 결과 김연아는 예전보다 점프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며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김연아는 14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14일 오후 11시30분) '뱀파이어의 키스'에 맞춘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16일 오후 7시(한국시간 17일 오전 8시)에는 프리스케이팅 부문에서 '레미제라블' 연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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