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 금메달, 시즌 마지막에 극적 부활

입력 2013.03.25 (08:24)

수정 2013.03.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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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모태범(24·대한항공)이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기적같이 부활하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한 질주에 나섰다.

모태범은 24일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76의 기록으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모태범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이후로도 줄곧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이규혁(서울시청), 이강석(의정부시청)의 뒤를 잇는 간판 스프린터로 활약해 왔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스프린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011∼2012년 연달아 은메달과 동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좋지 않았다.

월드컵 1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아쉬운 4위로 경기를 마칠 때만 하더라도 변수가 많은 단거리 종목의 특성상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2차 레이스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이후 올 시즌에는 한 차례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성적이 몹시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유독 4∼5위 정도에 머물며 약간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쉬움이 남을수록 경기에는 나쁜 영향을 미쳐 시즌 중반이 넘어가면서는 아예 10위권 밖으로 처지는 일도 종종 생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케이트날을 바꾼 것이 모태범의 질주를 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1천분의 1초까지 다투곤 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은 워낙 민감한 종목이라 스케이트날 등 작은 장비의 차이가 기록 차이를 좌우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점차 적응하면서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린 모태범은 이달 초 열린 월드컵 파이널 500m 2차 레이스에서 모처럼 5위에 오르며 '감'을 찾는 기미를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 1,000m 때 '깜짝 은메달'을 차지해 자신감을 급속도로 찾더니, 이를 발판삼아 500m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모태범의 장점으로는 체력과 승리욕이 첫 손에 꼽힌다.

직접 "주종목은 1,000m"라고 밝힐 만큼 원래 중거리에 더 강점을 보이는 선수이다 보니 남들보다 스피드를 끝까지 유지하는 능력이 좋다.

이런 체력은 특히 빙질이 좋은 곳보다는 다소 거칠거나 울퉁불퉁해서 그만큼 힘이 필요한 경기장에서 모태범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곤 한다.

승리욕이 강해 강도 높은 훈련도 성실히 수행하며 조용히 실력을 기른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전혀 주목받지 못하자 "한번 해 보자는 오기가 생겼다"며 이를 악문 일화는 유명하다.

그를 정상급 스케이터로 만든 원동력도 선배 이규혁(서울시청)의 식단까지 똑같이 따라할 만큼 집요하게 다른 선수의 장점을 흡수하려 애쓴 노력에 있다.

기본적으로 정신력이 강한 데다, 올 시즌 부침을 겪으면서 심장을 더욱 단단하게 담금질한 만큼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다음 시즌에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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