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응용 감독 “꼭 첫 승 거두고 싶다”

입력 2013.04.16 (19:32)

수정 2013.04.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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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그들만의 플레이오프라고 부르고, 어떤 이는 4월 프로야구 최고의 빅매치라고 했다.

개막 이래 13연패에 빠진 한화 이글스와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2013 정규리그 첫 맞대결을 앞둔 16일 대전구장.

당대 최고의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김응용 한화 감독이 "1승을 꼭 거두고 싶다"며 첫 승리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나타냈다.

역대 프로야구 감독 중 최다승(1천476승)을 올리고 한국시리즈에서 10차례나 축배를 든 명장답지 않게 김 감독은 연패 탓에 많이 약해 보였다.

김 감독은 '미안하다'는 표현을 연방 입 밖으로 꺼냈다.

그는 "응원해 주는 한화 팬들 얼굴을 어떻게 보느냐"며 "미안할 지경"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김 감독은 '면목이 없다'며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을 기다리는 팬을 피해 다른 통로로 구장을 빠져나간다.

김성한 수석코치, 김종모 타격코치 등 해태 시절 '애제자'로 자신을 따라 한화로 온 코치들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실업야구 한일은행과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해 팀을 최강으로 이끌던 강인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늘 최고의 자리에 있던 그의 야구 인생에서 이렇게 1승 수확이 어렵던 적은 없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이 약해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은 했으나 이렇게까지 참담할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1회에 대량 실점을 하니 뭐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지금껏 경기하면서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번트를 대는 척하다가 강공으로 전환하는 것) 사인 딱 한 번 냈다"며 풀리지 않는 공격에 답답함을 나타냈다.

그러나 승부사답게 그는 "연패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 몫"이라며 "선수들은 연패에서 벗어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오늘은 꼭 승리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 전 연패로 복잡한 심경인 김 감독을 만나지 않는 대신 김성한 코치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며 예의를 차린 김경문 NC 감독은 "사흘 내내 멋진 승부를 펼치겠다"는 말로 관심이 집중된 이번 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NC는 한화처럼 똑같이 연패에 빠졌다가 11일 LG를 제물로 창단 첫 승리를 거두고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지난 주말에는 홈인 창원 마산구장에서 SK 와이번스에 2연승을 올리는 등 시즌 성적 3승 8패로 한화보다 한 발짝 앞서 갔다.

김경문 감독은 "사실상 최하위를 예상하고 시즌을 시작한 우리도 연패 중이었을 때 힘들었는데 지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김응용 감독님은 오죽하겠는가"라며 "너무 가혹하게 부담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연패 중일 때 감독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보통 사람이 느끼는 것의 상상 이상"이라며 선배 감독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한화도, NC도 가야 할 길이 구만리다. 봐주고 봐달라고 할 것도 없는 사생결단 시리즈에서 어느 팀이 웃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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