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성배’ 김성배 “롯데 뒷문 내가 잠근다”

입력 2013.06.19 (10:54)

수정 2013.06.1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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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마무리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많이 긴장됩니다.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올 시즌 후 모든 사람에게 '수고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19일 현재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데는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는 새로운 수호신 김성배(32)의 역할이 컸다.

2011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성배는 지난 시즌 69경기에 나서 3승4패, 2세이브 14홀드를 올리며 평균 자책점 3.21을 찍는 등 '양떼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마무리 후보였던 김사율, 정대현이 부진하자 김시진 롯데 감독은 투구가 가장 좋은 그를 시즌 중 새로운 마무리로 내세웠다.

그는 현재까지 이명우와 함께 팀 내 유일한 2점대의 평균자책점(2.97)을 기록하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시즌 중 마무리로 전향했지만, 세이브 순위에서도 현재 4위(14개)를 달리는 등 페이스가 좋다.

지난 16일 한화전에서는 8회초 2사 1루에 마운드에 올라 한상훈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9회 김태완-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지는 한화의 클린업트리오를 깔끔하게 돌려세우며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 8연속 세이브를 달성했다.

김성배는 "사실 마무리로 마운드에 서는 것이 아직 많이 긴장된다"며 "한 타자가 나간 뒤 홈런을 맞으면 바로 역전되기 때문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려 많이 신경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운드에서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말을 되새기며 거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흔들리지 않는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김성배는 자신이 올 시즌 안정적인 마무리로 떠오를 수 있었던 이유를 두산 때부터 계속해서 연마해온 포크볼이 드디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자평한다.

그는 "포크볼을 던지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두산에서는 포크볼이 손에 익지 않아 성적도 안 좋았는데 롯데로 오면서 2년 만에 드디어 내 볼이라는 느낌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자들이 생각할 구종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니 그 점이 올해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롯데에서 투수 출신인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투수 코치를 만난 것도 김성배에게는 행운이다.

김성배는 "김 감독님과 정 코치님이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면 좋을지 상황별로 설명해주시는데 그게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돌아봤다.

중간 투수들이 종종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롯데에서 그는 체력이 좋고 좌타자에 강해 긴 이닝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다.

그 또한 조기 등판에 대해 "힘들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감독님과 투수 코치님이 다 조절을 해가면서 올리시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롯데 팬들은 '꿀성배'라는 별명과 함께 투수에게는 흔치않은 응원곡을 선사해 김성배의 이런 노고를 위로했다.

김성배의 올해 목표는 일단 시즌이 끝날 때까지 꾸준히 마무리로 활약하는 것이다.

정민태 코치가 "김사율, 정대현이 살아난다고 해도 잘하는 김성배를 마무리에서 내릴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한 만큼 이 목표를 이루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후 모든 사람에게 '올 한해 수고했다'는 얘기를 듣는 것 또한 그의 바람이다.

김성배는 "일단 올 시즌은 내가 가진 것을 온 힘을 다해 던질 것"이라며 "현재 커터와 서클 체인지업의 그립 잡는 법을 연습하고 있는데 시즌 끝나면 새로운 구종을 장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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