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연패 끊은 넥센 ‘새 마음 새 출발’

입력 2013.06.22 (21:00)

수정 2013.06.2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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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8연패를 끊고 마침내 승전고를 울리자 선수들의 환호와 팬들의 함성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그치지 않고 목동구장을 가득 채웠다.

넥센은 2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9회말 상대 에릭 해커의 끝내기 폭투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넥센은 지난 8일부터 이어진 8연패의 사슬을 힘겹게 끊고 3위로 떨어진지 하루 만에 2위로 올라섰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날 선수들의 타순을 바꾸는 등 연패를 끊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줬다.

리그 1, 2위를 다투며 승승장구하던 넥센은 김병현의 퇴장 사건과 소속 선수들의 음주운전 파문을 겪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심판들의 오심이 이어지자 페이스를 빼앗긴 넥센은 계속해서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해 8연패의 늪에 빠졌다.

염 감독은 이날 문성현을 2군으로 내리는 대신 문우람을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시켜 2번 타순에 뒀다.

상대 선발인 에릭에게 그동안 강한 모습을 보인 김민성을 3번에 놓고 이택근을 6번으로 내렸다.

전날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타난 염 감독은 이날도 무엇이든 해봐야겠다는 마음이라며 유니폼을 갖춰 입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선수단 미팅 때도 선수들에게 부담을 갖지 말고 자기 할 일을 하라며 최대한 분위기를 풀어주려 노력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비장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훈련에 매진하며 취재진에게는 짧은 인사만 건넬 뿐, 현재 기분이나 경기 전반에 대한 질문에는 말문을 아꼈다.

염 감독보다 머리가 길어선 안 된다며 반 삭발을 한 베테랑 투수 송신영만이 애써 미소를 띤 채 친정팀인 NC 선수들과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런 굳은 다짐과 여러 변화 덕분인지 경기는 살얼음판을 걷듯 진행됐지만, 마지막에 웃는 자는 넥센이었다.

넥센은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박병호가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선취점을 뽑아 분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8회초 1사 후 올라온 마무리 손승락이 상대 권희동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자 전세는 순식간에 NC 쪽으로 넘어갔다.

그러자 9회말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던 박병호가 다시 한번 해결사로 나섰다.

박병호는 좌전 안타를 때리며 1루를 밟은 뒤 이택근의 좌선 상을 타고 흐르는 안타 때 3루까지 내달렸다.

이후 이성열의 타석에서 에릭의 폭투가 나오자 박병호는 두 팔을 들고 환호하며 홈으로 쇄도해 결승 득점을 올리고 경기를 끝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선수들은 기쁨의 함성을 지르며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물과 음료수 세례로 9경기 만에 일궈낸 승리를 자축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오랜 시간 동안 팬들께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오늘 경기를 계기로 앞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료들로부터 음료수 세례를 받은 이날의 수훈 선수 박병호 또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병호는 "4번타자로서 연패 탈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서 승리를 간절히 원했다"며 "이 승리가 앞으로 팀을 위해 좋은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날 선발로 나선 김영민 또한 "비록 승리는 올리지 못했지만 내 임무를 충실히 했다"며 "연패를 끊은 것만으로도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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