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무명’ 최형우, 꾸준함 상징으로 발돋움

입력 2013.06.23 (08:48)

수정 2013.06.23 (21:10)

KBS 뉴스 이미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대구 LG전에서 홈런포 4방을 앞세워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누군가의 소중한 기록이 숨어있었다.

'늦깎이 신인왕' 출신 최형우(30)의 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이다.

최형우는 이날 4-1로 팀이 앞서던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임찬규의 시속 127㎞짜리 몸쪽 체인지업을 때려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10호 홈런으로, 한때 6년간 무명의 설움을 겪던 그가 6년째 두자릿수 홈런이라는 꾸준함의 상징으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2008년 11월 최형우는 압도적인 득표로 신인왕에 뽑혔다.

당시 25살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광현(SK)보다도 5살이 많은 다소 '쑥스러운' 수상이었다.

그가 신인상을 받기까지는 긴 세월이 필요했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48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받아들며 프로에 데뷔한 최형우는 2007년까지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포수로 입단했으나 진갑용 등에게 밀려 주전 도약에 실패, 2002년 4경기와 2004년 2경기 등 모두 6경기에 출전한 게 1군 생활의 전부였다.

급기야 2005년에는 시즌이 끝나고 팀에서 방출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형우는 군 복무 중 새로운 길을 찾았다. 경찰청에서 뛰는 동안 외야수로 전향, 타격 실력을 배가했다.

2007년 2군 북부리그에서는 타율·타점·홈런 3관왕에 오르며 1군으로 비상할 채비를 마쳤다.

결국 최형우는 2008년 자유계약선수로 삼성에 다시 들어가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찼다.

최형우는 그해 전 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76과 홈런 19개, 타점 71개를 수확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듬해에는 23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 타자로서 잠재력을 꽃피웠고, 2010년(24개)·2011년(30개)에도 거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형우는 개인 통산 100홈런을 쳤던 지난해에는 14개에 그쳐 잠시 홈런 방망이가 숨을 골랐지만 올 시즌 타율 0.313을 치며 언제든 반등할 기미를 보인다.

그는 "삼성의 중심 타자라면 이 정도는 당연히 쳐야 하는 거로 생각한다"며 "아프지 않고 꾸준히 홈런을 쳤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차분하게 소감을 밝혔다.

신인왕 수상 당시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던 약속을 지킨 셈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