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LG 권 병장’ 권용관 제2 전성기!

입력 2013.08.14 (11:00)

수정 2013.08.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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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8월 정규리그 1위를 노리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최근 상승세에는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37)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권용관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5로 앞선 3회초 2사 1,3루에서 삼성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좌월 3점홈런을 쏘아 올려 9-5로 달아나며 LG의 16-9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2사 후 11득점을 한 LG의 저력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권용관이 만들어낸 것이다.

시즌 4호째 아치를 그린 권용관은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고서 같은 현역 출신 김용의와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권용관은 5회 1사 1, 2루에서 채태인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는 호수비 또한 선보였다.

권용관은 홈런 상황에 대해 "직전에 삼진을 먹어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며 "운 좋게 한가운데로 들어와 힘껏 쳤는데 넘어갔다"고 활짝 웃었다.

앞서 10∼11일 두산과의 2연전에서도 권용관은 승리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타점을 올렸다.

10일 2-2로 평행선을 달리던 9회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1점짜리 아치를 그린 권용관은 11일 1-0으로 앞선 7회 1사 2루에서도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내며 한점을 더 달아났다.

위기의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승부사' 권용관 덕분에 LG(0.609)는 1위 삼성(0.614)을 승차 없이 승률 0.005차로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었다.

잠시 SK(2010∼2012년) 유니폼을 입었던 때를 빼면 권용관은 1996년부터 LG의 일원으로 팀의 한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다.

데뷔 초 LG의 쟁쟁한 내야진 사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2년간 16개 안타를 날리는 데 그친 권용관은 1998년 현역병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났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 26개월을 보냈으나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권용관은 2001년 LG 감독으로 선임된 김성근 감독 밑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02년 마침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며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한 권용관은 이후 2009년까지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LG 내야진의 한 자리를 지켰다.

2010년 7월 SK로 트레이드 됐다가 그곳에서도 주전 경쟁에서 밀려 지난해 말 방출된 권용관은 LG로 돌아와 재기를 노린 끝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5월 중순 1군에 합류한 권용관은 복귀하자마자 대구 삼성전에서도 결정적인 '홈스틸'로 3-2 승리의 발판을 놓는 인상깊은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1-1로 맞선 6회 2사 1,3루에서 3루에 있던 권용관은 삼성 배터리가 느슨하게 볼을 주고받은 틈을 타 홈에 쇄도, 간발의 차로 득점을 올렸다.

경기에서 이처럼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는 권용관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때도 더그아웃에서 출전 선수들을 응원하는데 앞장서며 LG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프로 통산 타율 0.229, 613안타, 42홈런, 270타점을 기록한 권용관의 성적은 분명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올 시즌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며 LG 상승세의 불을 지핀 권용관이 자신의 바람대로 11년 전 LG와 함께 밟았던 한국시리즈 무대를 올 시즌 다시 한번 즐길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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