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앞서 보신 것처럼 최근 아파트 화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안전 대비는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비상시 대피로가 돼야 할 계단에는 장애물들이 방치되고 있어서 위험을 더하게 하고 있습니다.
김홍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계단을 따라 세워둔 자전거가 층층의 계단을 점령했습니다.
자전거가 뒤섞여 걸어 다니기도 쉽지 않습니다.
불이 나면 대피로로 사용되는 계단에 자전거를 세워 놓아 한 사람이 지나가기도 버겁습니다.
비상계단 입구는 책더미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연기라도 자욱하게 돼 버리면, 이게 대피하는 그야말로 비상계단인데, 굉장히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 다른 아파트 계단에는 공사하고 남은 자재까지 내버려져 있습니다.
못 쓰는 가구와 청소 도구도 쌓여 있습니다.
닫혀 있어야 할 방화문은 열려 있고, 방화문 옆으로는 상자 더미와 유모차도 내놨습니다.
화재 때 불길을 막기 위해 문을 빨리 닫아야 하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민원을 받는 관리사무소도 손 쓸 도리가 없습니다.
<녹취> 아파트 관리인(음성변조) : "직접 협조문을 자전거에 붙여놓기도 하고, 그때는 (시정)되고, 두세 달 지나면 또 (자전거가) 나오면 또 계도를 하고, 강제적으로 (제재)하기는 힘들죠."
소방법상 탈출 계단을 막는 장애물은 불법으로,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손이 부족한 소방서는 신고가 들어올 경우만 단속을 나가는 실정입니다.
아파트 화재에 필수적인 비상 대피 공간이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단속으로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홍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