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공기 단축하려다…‘거푸집’ 잇단 추락

입력 2015.02.12 (21:25) 수정 2015.02.1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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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건물을 짓는 공사장에서 대형 거푸집이 추락해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공사기간을 단축하려다 일어나는 안전사고라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홍성희 기자가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16층 높이에 있던 대형 거푸집이 떨어져 근로자 1명이 숨진 사고 현장입니다.

최근 2달 사이 거푸집 추락 사고로 2명이 숨졌습니다.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틀인 거푸집은 수십 개의 볼트에 의해 건물 외벽에 고정되는데, 양생이 끝난 거푸집의 볼트를 풀고 옮기는 작업을 하다가 거푸집이 떨어지는 겁니다.

거푸집의 볼트를 풀 때는 추락 사고을 막기 위해 반드시 거푸집을 크레인에 연결한 다음 작업하도록 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근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았습니다.

20층 높이에 설치된 거푸집의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단단히 박혀 있어야 할 고정용 볼트 수십 개가 이미 뽑혀 있고,

<녹취> 박종국(건설노조 안전국장) : "여긴 아예 빠져 있어. 이게 들어가 있어야 하는 거죠."

남은 볼트 마저 절반 정도는 느슨하게 풀려 있습니다.

<녹취> 박종국 : "손가락으로 돌아갈 정도로, 돌리면 다 돌아갈 정도로 다 뽑혀 있는 거예요."

거푸집을 크레인에 연결하기 전에 미리 볼트를 풀어 놓은 겁니다.

또 다른 건설 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타워 크레인 기사 : "대부분 크레인으로 거푸집을 잡기도 전에 볼트를 다 풀어 놓는다. 위태롭다."

추락 위험을 알면서도 규정을 어기고 볼트를 풀어놓는 건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해섭니다.

4톤짜리 거푸집의 고정용 볼트를 푸는 데 드는 시간은 한 시간 정도입니다.

크레인 한 대가 이런 거푸집 10개를 옮기려면 10시간이나 걸리다 보니, 시간을 줄이기 위해 볼트를 미리 풀어놓는 겁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공사 현장에선 거푸집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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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공기 단축하려다…‘거푸집’ 잇단 추락
    • 입력 2015-02-12 21:26:24
    • 수정2015-02-12 22: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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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건물을 짓는 공사장에서 대형 거푸집이 추락해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공사기간을 단축하려다 일어나는 안전사고라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홍성희 기자가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16층 높이에 있던 대형 거푸집이 떨어져 근로자 1명이 숨진 사고 현장입니다.

최근 2달 사이 거푸집 추락 사고로 2명이 숨졌습니다.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틀인 거푸집은 수십 개의 볼트에 의해 건물 외벽에 고정되는데, 양생이 끝난 거푸집의 볼트를 풀고 옮기는 작업을 하다가 거푸집이 떨어지는 겁니다.

거푸집의 볼트를 풀 때는 추락 사고을 막기 위해 반드시 거푸집을 크레인에 연결한 다음 작업하도록 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근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았습니다.

20층 높이에 설치된 거푸집의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단단히 박혀 있어야 할 고정용 볼트 수십 개가 이미 뽑혀 있고,

<녹취> 박종국(건설노조 안전국장) : "여긴 아예 빠져 있어. 이게 들어가 있어야 하는 거죠."

남은 볼트 마저 절반 정도는 느슨하게 풀려 있습니다.

<녹취> 박종국 : "손가락으로 돌아갈 정도로, 돌리면 다 돌아갈 정도로 다 뽑혀 있는 거예요."

거푸집을 크레인에 연결하기 전에 미리 볼트를 풀어 놓은 겁니다.

또 다른 건설 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타워 크레인 기사 : "대부분 크레인으로 거푸집을 잡기도 전에 볼트를 다 풀어 놓는다. 위태롭다."

추락 위험을 알면서도 규정을 어기고 볼트를 풀어놓는 건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해섭니다.

4톤짜리 거푸집의 고정용 볼트를 푸는 데 드는 시간은 한 시간 정도입니다.

크레인 한 대가 이런 거푸집 10개를 옮기려면 10시간이나 걸리다 보니, 시간을 줄이기 위해 볼트를 미리 풀어놓는 겁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공사 현장에선 거푸집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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