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 보이' 이승우(바르셀로나)의 득점포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그리고 최진철호의 전진도 멈췄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U-17 축구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라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0-2로 완패하며 '꿈의 4강' 도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 3경기 동안 무실점 방어을 펼치는 안정된 수비전력을 앞세워 기분 좋게 16강까지 올라섰지만 조별리그를 통틀어 단 2골밖에 넣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이 때문에 팬들은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조3위로 16강에 턱걸이한 벨기에를 맞아 이승우가 득점포를 터트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승우는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톡톡 튀는' 개성을 잠시 접어두고 팀에 녹아들면서 득점보다는 '도우미' 역할에 집중했다.
비록 조별리그에서 득점은 없었지만 이승우는 상대 수비를 몰고 다니며 동료의 침투 루트를 열어주는 역할까지 성실히 수행했다.
운명의 벨기에전. '꿈의 4강'을 향한 토너먼트 승부의 첫 무대를 맞아 이승우는 유주안(매탄고)과 함께 투톱 스트라이커로 출격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내내 튼튼했던 한국의 수비진은 벨기에의 역습에 속절없이 뚫렸다.
전반 11분 만에 실점을 맛본 한국은 이승우의 드리블을 앞세워 공세를 펼쳤지만 벨기에 수비진의 과감한 태클에 번번이 기회를 날렸다.
한국은 후반 22분 또다시 역습에 당하며 추가골을 허용, 힘겨운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기회도 찾아았다. 후반 25분 이상헌(현대고)의 찔러주기 패스를 받은 오세훈(현대고)이 페널티지역까지 쇄도해 슈팅하려는 순간 벨기에 수비수 로랑 르무안의 반칙에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따냈다.
르무안까지 퇴장당하면서 한국은 순식간에 수적 우위와 함께 추격골의 기회까지 잡았다.
최진철 감독은 페널티킥 키커를 이승우로 결정했다.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이승우는 슈팅 직전 골키퍼를 속이려고 한번 멈칫했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골키퍼는 꼼짝하지 않았고, 이승우는 한번 슈팅 동작을 멈춘 상황에서 강하게 볼을 찰 수 없었다.
이승우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 쪽을 향하면서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남은 20분 동안 1명이 빠진 벨기에를 두들겼지만 견고한 수비벽은 무너지지 않았고, 이승우도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감해야만 했다. 승부의 추를 돌려놓을 수 있었던 이승우의 페널티킥 실축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